공유 전기자전거 급발진 사고, 누구 책임?…"기기 결함" vs "부주의" 의견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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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이용자 "자동차 급발진처럼 계속 바퀴 돌아가…떨어져 팔꿈치 종아리에 부상"
업체 "기기 결함 아닌, 이용자 부주의로 생긴 사고"

지난 18일 오후 2시쯤 경주시 황리단길에서 A씨는 B업체의 공유 전기 자전거를 타다 급발진 사고를 겪었다고 주장한다. 독자 제공
지난 18일 오후 2시쯤 경주시 황리단길에서 A씨는 B업체의 공유 전기 자전거를 타다 급발진 사고를 겪었다고 주장한다. 독자 제공

관광지에서 공유 전기자전거를 타다가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용자와 대여 업체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용자는 기기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한 반면 업체는 이용자 부주의라고 맞섰다.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유명한 관광지인 경북 경주시 황남동의 황리단길을 찾은 A(29)씨가 B업체의 공유 전기 자전거를 이용하다 넘어져 팔꿈치, 종아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이용한 지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자동차 급발진처럼 가파르게 속도가 올라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넘어졌다"며 "자칫 차량이나 사람과 부딪히는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B업체의 전기 자전거는 'PAS'(Pedal Assist System) 방식으로 구동된다. PAS 방식이란 자전거 페달이 돌아가면 전기 모터가 작동해 이용자가 쉽고 빠르게 자전거를 타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페달이 인위적으로 돌아간 후 전기 모터가 작동하는 원리다.

A씨가 당시 남긴 동영상에는 페달을 밟지 않았는 데도 모터가 작동해 빠른 속도로 페달과 바퀴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A씨는 해당 동영상이 급발진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B업체는 기기결함이 아닌 이용자의 사용 미숙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맞섰다. B업체 관계자는 "A씨가 보내온 영상만으로는 인위적인 조작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며 "항상 브레이크에 손을 얹고 이용하라고 안내해주지만 A씨가 안내 사항을 잘 이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업체는 지난 2019년부터 공유 전기 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해 서울, 부산, 경주 등 전국에서 약 1천대의 공유 전기 자전거를 서비스하고 있다. 경주에서는 해당 업체의 전기 자전거가 황리단길 인근에만 약 100대가 배치됐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전기자전거 사고는 2012년 20건에서 지난 2017년 59건으로 6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등은 아직 전기자전거 사고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를 집계하고 있지 않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PM(개인형 이동장치) 내에서도 전기자전거, 킥보드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눠 통계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자전거 업계는 이번 논란과 상관 없이 정기적인 점검과 더불어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대구 한 전문 업체 관계자는 "공유 전기 자전거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고, 비나 이물질 등 예측 불가능한 외부환경에 놓여있는 만큼 업체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공유 전기 자전거 이용자들은 탑승 후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자전거를 멈춰야 하고,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 언제든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원희 한국자전거정비협회장도 "전기자전거는 전자장비 오작동, 고장 등으로 충분히 급발진이 일어날 수 있고 전자장비 특성상 외부 환경, 특히 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는 주기적으로 기기를 점검해야 하며 이용자들은 전기자전거가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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