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시급한데…” 경북도, 몰려드는 국감자료 작성에 일손 놓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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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주시 현장봉사·행정지원으로 분주…도 차원 복구지원 끝내고 돌아오니 국감자료 요청 산더미
“재난 등 갑작스러운 상황을 겪은 지자체에 대해서는 대안 필요” 목소리

경북도청 전경
경북도청 전경

태풍 피해복구를 돕고 있는 경북도 공무원들이 밀린 행정 업무에 '턱밑'까지 닥친 국정감사 준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태풍 피해 행정지원과 봉사활동에서 복귀하자마자 산더미 요청을 쳐내느라 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20일 경북도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명·재산피해가 컸던 포항시·경주시에 대한 부서별 순환 봉사활동을 마치고 19일부터 기초단체 자체 복구 체제로 전환했다.

행정 및 예산 지원은 이어가지만 현장 봉사는 줄이고 본 일자리로 복귀한 것이다.

하지만 책상에는 내달 17일부터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 관련 자료 요청이 수북이 쌓여 이번에는 일 폭탄을 맞았다.

국회는 관련법에 따라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전부터 기간 중까지 국비지원을 받는 감사대상기관 등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국회운영위원회와 조율한 감사일정에 맞춰 감사대상기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뒤 운영·집행이 잘 이뤄지는지 확인한다.

통상 국감 1개월쯤 전부터 국회의원실로부터 자료 요청이 들어오는데, 이른 경우 태풍 피해 복구가 한창이던 이달 초에도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국별 국감 자료요청을 총괄하는 경북도 기획조정실에는 이날까지 350여 건의 국감 자료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 입장에선 최근까지 외부 활동을 하느라 각 부서 업무도 밀린 상황에 국감 자료까지 제출하느라 본 업무에는 일손을 놓게 생긴 셈이다.

도 공무원들은 국감 기간 당연시되던 야근은 물론이고 철야까지도 불사해야 하는 처지다.

일각에선 "밀린 업무에 신경을 쏟기도 골치 아픈데 모든 요청에 응해야 하나. 국회에서 사정을 고려해 일정 조정이나 취소 등을 고려해주면 좋겠다"는 등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 대형 재해나 사건 등을 이유로 국감 일정을 조정한 사례도 있다. 2016년 10월 5일 때아닌 역대급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제주도에선 당초 같은 달 11일 예정이던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을 취소하고 10일 태풍 피해 현장을 점검하는 것으로 대체한 바 있다.

다만, 이 사례는 재해가 국감에 임박했던 때로, 이번 경북도 국감은 재해 1개월여가 지난 터라 일정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경북도 관계자는 "재해 복구로 행정 마비가 오는 이번 같은 상황에는 국감 상당부분을 현장점검 형태로 진행하는 편이 업무 공백을 줄이는 방편일 것"이라면서도 "국감장이 경북도 각 실국 요청을 국회에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 점을 고려하면 감사를 예정대로 하는 것이 부정적 상황만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해 복구로 지금껏 행정이 마비 수준에 이른 포항시와 경주시 경우 각각 올해분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일단 무기한 연기하거나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여전히 수해 복구 현장에 공무원 등을 투입 중인 포항시는 행감 일정을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복구 예산편성 및 현장 작업에 몰두하기로 했다. 경주시 또한 제방 등 시설 복구에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분 행감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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