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해 망언’ 국민의힘 더 추락해야 정신 차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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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사당동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가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했다. 믿기 어려운 망언이다. 과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더 큰 피해를 막는 것보다 자신의 홍보가 더 중요하다는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수마로 인해 고통받는 이재민과 국민들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이제 막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뒤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의 진정성도 의심케 한다.

김 의원의 발언은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일해 달라. 수재민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당부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예전부터 국회의원들의 재해 현장 자원봉사는 오히려 민폐가 된다는 비판이 많았다. 국민의힘 봉사활동은 김 의원의 망언으로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됐다.

수재민의 아픔을 나누고 희망을 되찾아 줘야 할 어려운 시기다. 가뜩이나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신림동 일가족 참변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홍보용 카드뉴스로 만들어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 재난 참사를 국정 홍보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이러니 인적 쇄신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마저 수재민과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어 설상가상이다. 집권 여당은 하락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내부 기강 확립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12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대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현장에서 "김 의원이 평소에도 장난기가 있다"며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다가, 이날 "윤리위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출발한 주호영 비대위가 시험대에 섰다. 국민의힘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당장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탈당 등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내부 기강 확립을 위한 일벌백계가 땅에 떨어진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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