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제발 이러지 좀 마세요" 보좌진 질색하는 '의원님 휴가 스타일'

본인 안 가며 "직원은 쉬세요"…갈 수도 안 갈 수도 '땀만 삐질'
의원회관서 시간 보내거나 지역구에 오면 보좌진 비상
휴가 기간 전화로 업무지시, 직원들만 쉬라고 해도 부담
전체 MT 가자고 하면 '최악'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1일 오후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에서 많은 피서객이 몰려와 물놀이 시설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1일 오후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에서 많은 피서객이 몰려와 물놀이 시설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7말8초' 여름휴가 기간에 접어들면서 국민의 대표이자 하나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도 자연인으로 돌아가 속속 휴가를 떠나고 있다. 자연스레 국회의원 보좌진 역시 바캉스 시즌을 맞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의 독특한(?) 휴가 스타일 때문에 곳곳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보좌진들이 질색하는 '우리 의원님 휴가 스타일' 5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휴가를 보내는 스타일이다. 대개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이 그렇다. 얼핏 여름휴가를 반납한 채 후반기 상임위 활동을 준비하는 남다른 열정을 발휘하는 것 같지만, 보좌관과 비서관은 물론 인턴까지 '의원님 때문에 죽을 맛'이라는 얘기가 터져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실의 비서관은 "의원님이 의원실에서 혼자 휴가를 보낸다며 직원들은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 인자하게 말씀하시던데 입장을 한 번 바꿔봤으면 좋겠다"며 "의원님 눈치가 보여 휴가는 언감생심이고 집에서 편하게 쉬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두 번째는 휴가를 자기 지역구에서 보내는 의원이다. 전반기 때 미처 챙기지 못했던 지역구 현안을 살피고 더 많은 유권자를 만나기 위한 기회로 여름휴가를 이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경우 지역에 상주하는 보좌진들이 덤터기를 쓴다. 대개 지역구 국회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 사무소에 2~3명의 보좌진을 둔다. 무더위가 극에 달할 때 의원님을 수행하며 지역구 곳곳을 돌아다닌다는 건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세 번째는 휴가를 떠나서도 전화나 문자로 업무를 지시하는 의원이다. 국회의원 휴가기간에 맞춰 보좌진들도 꿀맛 같은 휴식시간을 보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시로 연락하는 의원들이 부지기수라는 전언이다.

1일 오전 출근 시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가 휴가철을 맞아 한산하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출근 시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가 휴가철을 맞아 한산하다. 연합뉴스

자신을 MZ세대라고 밝힌 한 비서관은 익명을 전제로 "휴가지에서도 업무를 지시할 거면 왜 휴가를 갔는지 되묻고 싶다. 휴가지에서 원격 업무지시가 워낙 많으니 혹시 자기 없이 우리 보좌진들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못미더워서 이러시나 싶기도 하다"고 했다.

네 번째는 선출직에게는 휴가가 필요없다며 보좌진들에게만 휴가를 독려하는 의원이다. 이들 의원실 보좌진들에 따르면 '진퇴양난'이 따로 없다. 휴가를 갈 수도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다.

한 의원실 보좌관은 "의원님이 주말을 껴서 하루만이라도 솔선수범해 다녀오시면 밑에 직원들에게 독려하지 않아도 줄줄이 휴가를 갈 텐데, 굳이 본인은 안 가시겠다니 유구무언"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보좌진에게 같이 휴가를 가자고 하는 의원이다. 보좌진 전체와 함께 이른바 MT를 가자는 것인데 보좌진들 사이에서 단연코 최악의 휴가 스타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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