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민지(MZ)] 포항에서 느끼는 발리 '빈땅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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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커피 그리고 브런치…영일대해수욕장서 차로 10분 거리
부부가 서핑숍과 함께 운영하는 곳…직접 말린 나무·발리 장식품 가득
서핑 전후 먹기 좋은 메뉴로 구성…단짠 매력 '시 솔트 크림라떼' 강추

카페 '빈땅서프'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손님들. 이화섭 기자.
카페 '빈땅서프'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손님들. 이화섭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맞는 첫 여름이다.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지만 오랜만에 야외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름이 왔는데 그냥 넘기기에는 여름이 섭섭해한다. 간단히라도 챙겨 지역의 바닷가나 계곡이라도 가 보자. 요즘 동해안 쪽은 바닷물에 들어가 수영이나 물장구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이번에 소개할 카페는 바다를 보며 시원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서핑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콘셉트만 서핑이 아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자리잡은 카페 '빈땅서프'는 '포항의 발리'를 꿈꾸는 카페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10분정도만 달리면 죽천항으로 가는 길에 있는 빨간 벽돌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카페 이름에 '서프'가 들어가는 만큼 이 곳은 카페와 서핑샵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카페는 차민주 대표가, 서핑샵은 차민주 대표의 남편 손영익 씨가 운영한다. 손 씨는 대한민국 1세대 서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포항에서 서핑이라고 하니 왠지 낯선데 차 대표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포항은 제주도 중문지역, 강원도 양양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3대 서핑 스폿"이라며 "서핑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인스타그램(@bintangsurf_pohang) DM(다이렉트메시지) 등을 통해 예약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그럴것이 '빈땅서프' 건물 뒤편에는 수십벌의 서핑슈트가 걸려 있었다.

'빈땅'이라는 이름도 차 대표의 남편 손 씨의 별명 '손스타'에서 가져왔다. '빈땅'이란 인도네시아어로 '별'을 뜻한다고.

카페 '빈땅서프'의 내부. 이화섭 기자.
카페 '빈땅서프'의 내부. 이화섭 기자.

◆ 포항에서 발리를 느끼다

미닫이로 된 문을 열면 왼쪽에 카운터와 주방이, 오른쪽에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는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의자는 캠핑용 의자를 사용하고 테이블은 맥주나 소주를 담았을 것 같은 플라스틱 박스나 나무 밑둥을 잘라놓은 토막을 썼다. 요즘 말하는 '전형적인 인스타그램 감성 카페'의 인테리어지만 그것만으로 '빈땅서프'를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테이블을 보던 시선을 들어 벽과 천장 등을 바라보면 동남아시아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장식들이 다양하다. 대부분 차 대표와 남편 손 씨가 발리에서 구입해 온 것들이다. 한 켠에 장식으로 서 있는 나무들은 태풍 때 떠내려 온 큰 나무줄기들을 말려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했다.

이 나무줄기들을 모아 장식품으로 나무 한 그루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원래 수산물 창고의 수족관을 개조해 꾸민 카페로 거친 느낌이 있지만 소품들과 어우러져 대한민국이라기 보다는 동남아시아의 어느 한 곳 같다.

'빈땅서프'의 나무 장식들은 대부분 떠내려온 나무를 말리고 가공해 만든 것들이고 쟁반과 같은 장식품들은 발리에서 직접 사 온 것들이다. 이화섭 기자.
'빈땅서프'의 나무 장식들은 대부분 떠내려온 나무를 말리고 가공해 만든 것들이고 쟁반과 같은 장식품들은 발리에서 직접 사 온 것들이다. 이화섭 기자.

차 대표는 "발리가 서핑하는 사람들에게 워낙 유명한 곳이고 부부 모두 발리를 좋아하다보니 발리를 콘셉트로 잡고, 오시는 손님들이 바다를 보며 편히 쉬다가는 곳으로 만들어보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빈땅서프'를 찾은 손님들도 이 곳의 인테리어와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에 취해 단골이 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보고 반해 '빈땅서프'를 찾았다는 박민아(28) 씨는 "사진으로 봤을 때는 제주도가 아닐까 생각했었다"며 "포항에 이렇게 예쁜 곳이 있다는 게 너무 기분좋다"고 말했다.

빈땅서프의 브런치 메뉴들. 왼쪽부터 쉬림프 아보카도 베이글과 시 솔트 크림라떼, 스파이스 치킨 파니니와 오렌지에이드, 불고기 모짜 그릴샌드와 라즈베리에이드. 이화섭 기자.
빈땅서프의 브런치 메뉴들. 왼쪽부터 쉬림프 아보카도 베이글과 시 솔트 크림라떼, 스파이스 치킨 파니니와 오렌지에이드, 불고기 모짜 그릴샌드와 라즈베리에이드. 이화섭 기자.

◆ 서핑하다 출출하면 배도 채우고

서핑샵과 카페를 동시에 하다보니 카페의 주력 메뉴는 서핑 전후로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브런치 메뉴로 구성돼 있었다. 차 대표는 '빈땅서프'에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로 '쉬림프 아보카도 베이글', '스파이시 치킨 파니니', '불고기 모짜 그릴샌드' 등을 꼽았다. 차 대표는 "손님들로부터 맛과 비주얼 모두 인정받은 메뉴"라고 말했다.

'쉬림프 아보카도 베이글'은 반으로 자른 베이글에 아보카도와 계란 프라이, 새우, 그리고 새콤달콤한 소스를 올린 샌드위치다. 아보카도의 부드러움과 소스 등이 함께 어우러져 '단짠'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스파이시 치킨 파니니'는 이탈리아 빵에 케이준 소스로 양념된 닭고기와 치즈 소스 등을 넣은 샌드위치로 은은하게 톡 쏘는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불고기 모짜 그릴샌드'는 식빵에 소불고기, 모짜렐라 치즈 등을 넣고 구워낸 샌드위치다. 차 대표는 "20대들은 스파이시 치킨 파니니를, 30대 이상은 불고기 모짜 그릴샌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커피는 적당히 볶은 원두를 써서 신맛이나 탄맛이 적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도 좋지만 서퍼들이 추천하는 커피는 '시 솔트 크림라떼'다. 우유와 커피, 그리고 휘핑크림을 층층이 쌓아 올린 이 커피는 소금의 짠맛과 크림의 달콤함이 함께 느껴지면서 커피의 고소함도 함께 터진다. 한 손님은 "참기름보다 더 고소한 냄새가 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빈땅서프'에서 음료와 브런치를 즐기는 손님들. 이화섭 기자.
'빈땅서프'에서 음료와 브런치를 즐기는 손님들. 이화섭 기자.

◆ 서퍼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이 곳은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인스타그램 계정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서핑 체험 신청을 받기도 하거니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차 대표와 남편 손 씨, 그리고 '빈땅서프'의 직원들의 일상이 공개되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 '빈땅서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카페의 내외부와 함께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도 많다.

원래 대도시에 살았던 차 대표는 바다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담백한 삶을 동경해 서퍼인 남편 손 씨와 함께 경주 양동마을에서 살며 포항에서 서핑샵을 차렸다. 카페는 서핑샵이 여름에만 수입이 생긴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곳이었다. 차 대표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카페의 다양한 모습과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직원들의 일상, 차 대표 부부의 일상 등을 하나둘씩 올렸다. 포항이지만 예전에 알던 포항과는 다른 모습이 차 대표의 앵글로 비쳐지면서 '빈땅서프'는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 핫 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 대표는 "'빈땅서프'를 운영하면서 도시보다 더 재미있게 사는 모습을 인스타그램 등으로 보여주게 됐고,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거나 해시태그 등을 걸어 주시면 항상 그 계정을 방문해 인사말을 남겨드렸더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차 대표는 "'빈땅서프'는 자유로운 카페"라며 "손님들이 '빈땅서프'에서 바다가 주는 자유로움을 마음껏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행했던 한 줄 문장이있다. 올 여름 '빈땅서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할 수 있다면 이 문장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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