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없이 통폐합…경남문화예술진흥원 전철 밟을까

“문화는 재정·운영 효율과 논리 따져서 안돼
경남 문화예술계에서도 ‘실패한 정책’ 평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홈페이지 캡처.

지역 문화예술계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을 두고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경남도지사직을 맡을 때 만든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당시 홍 시장 당선인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설립을 위해 출자출연기관인 경남문화재단과 컨텐츠진흥원, 영상위원회를 통폐합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공론화를 거치지 않은 탓에 '불통 행정'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진흥원은 홍 시장 당선인이 다닌 합천의 한 초등학교 폐교 부지로 이전해, 예술인들 사이에서 접근성과 행정서비스 수급 불편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설립 이후 재정적 효율성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4년 정진후 국회의원(정의당)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목표 적립금 대비 기금 적립률은 16.7%로 전국 13개 지역문화재단 중 두번째로 낮았다. 지자체로부터 떠안은 수탁사업도 19개로 13개 재단 중 가장 많았다.

당시 정 의원은 "지역 문화발전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문화재단들이 기금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운영돼, 자치단체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채 고유 역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의 한 예술계 인사는 "지금 생각해도, 각자 특성이 다른 기관을 통폐합할 이유가 없었다. 관리는 수월하겠지만 본질적인 기능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경남 문화예술계에서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서라는데 교육, 문화 분야는 그런 논리를 따져서는 안되는 분야다. 특히 대구는 문화의 뿌리가 깊은 도시인만큼, 독자적으로 각 분야를 발전시켜 경쟁력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을 체계 정비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남에서 활동하는 한 작가는 "오랜기간 문화 권력화된 구조에 새롭게 유연성을 줄 수 있는 기회"라며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정하고 효율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비전을 연구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내부적으로 그간 잘못된 관행들을 수정하고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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