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 독립·전문성 훼손"…지역 예술계 우려

대구시장직 인수위, 문화재단·관광재단·오페라재단 통합
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등 흡수해 운영
“사전 논의도 없어…조직 비대화, 독립성·전문성 떨어질 것”

대구문화재단. 매일신문DB
대구문화재단. 매일신문DB

새 수장을 맞은 대구시의 문화예술 관련 출자출연기관 통합을 단행한 데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9일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구조개혁 방안에 따르면 '대구문화예술진흥원'(가칭)이 새로 설립된다. 문화, 공연, 전시, 축제, 관광 등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분야를 종합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존의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오페라하우스재단을 통합해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한 시 산하 사업소인 문화예술회관, 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방짜유기박물관, 근대역사관, 향토역사관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 속하게 된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대구시 산하기관·사업소가 모두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흡수돼 운영되는 셈이다.

인수위 측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그간 억눌려온 문화예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분산된 기능을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문화예술 각 분야를 하나로 통합하되 장르별 특성,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지난 4월 한국예총 대구광역시연합회(이하 대구예총)와 가진 간담회에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창환 대구예총 회장은 "당시 홍 시장 당선인이 대구 문화예술 관련 단체를 슬림화하고, 지원을 체계적으로 일원화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쳤었다. 정책 개발과 지원,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시 산하기관 등을 일원화해서 집중도를 높이고, 축제와 같은 실질적인 운영은 민간이 맡아야한다는 데 크게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문화계 인사들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통합될 경우 조직 비대화는 물론 기존 공공기관이 지닌 독립성과 전문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특히 전문공연장으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콘서트하우스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그동안 독립성을 갖고 각 극장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만들어왔는데 근대역사관, 방짜유기박물관 등 성격이 다른 여러 기관과 한데 통합되면 기존 전문성을 살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상길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개혁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길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이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개혁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흡수에 포함된 한 공공기관 실무자는 "각 기관의 특색을 살린 신규사업을 진행한다고 예상해보면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기관장이 있는 지금의 체제에선 기관 자체적으로 바로 결정해 속도감 있게 일을 진행할 수 있지만, 진흥원 산하 사업소가 되면 상당한 애로가 있을 것"이라며 "독립성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기도 힘들 뿐더러 행정적 불편함으로 사업수행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화계 한 관계자도 "행정적으로는 인력 중복 등의 문제를 개선해 기관장 임금 등의 경비를 다소 줄일 수 있겠지만, 인수위가 목표로 하는 시너지 창출이나 운영 효율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더욱이 인수위 측이 이번 구조개혁 안을 발표하기 전 해당 기관들과 사전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해당 기관들은 발표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다.

통합·흡수되는 한 기관의 관계자는 "또 하나의 옥상옥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오히려 20년 전으로 역행하는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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