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신중지법(낙태법) 폐기'에 국내 여성계도 긴장…입법 논의는 지지부진

미국 연방대법원 "헌법 임신중지 권리 부여하지 않는다" 명시
헌재 형법상 임신중지죄 헌법불합치 판결 후 3년에도 입법 지지부진
대구 여성단체 "임신중지에 대한 자유 인정하라, 임신주수 기준 정하면 안돼"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 이설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합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한 것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 이설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합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한 것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낙태) 합법화 판결을 공식 폐기하면서 국내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임신중지죄(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입법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대구 여성단체들은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연방대법원은 임신중지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파기하며 "헌법은 임신중지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으며 헌법의 어떤 조항도 그런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국내에서도 임신중지를 두고 다시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임신중지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지만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미국의 판결이 국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당시 헌재는 보완 입법 시한을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지만 정부와 국회가 후속 입법조치에 나서지지 않으면서 입법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임신 14주까지 임신중지 허용 시점을 전면 허용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찬반양론이 대립했고, 국회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는 임신 기간에 상관없이 임신중지를 허용하거나 최대 24주까지만 허용하는 안 등이 계류 중이다.

길어지는 입법 공백에 대구 여성계는 "조속히 여성의 임신중지에 대한 자유를 인정하는 법안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임신중지가 가능한 임신 주수를 정하는 법안 제정을 기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임신 주수를 정확히 아는 여성이 잘 없다.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임신을 해도 생리혈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임신 주수는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임신주수를 속이려고 하거나 불법 임신중지 시장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건강을 위해 임신중지약 판매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빠른 시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수단이 약물이고 인공 임신중절 수술은 여성에게 위험이 크기에 안전하게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임신중지약이나 유산제 유통은 불법이다.

대구여성인권센터 관계자는 "임신 중지의 기준을 '된다, 안된다' 이분법적으로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며 "임신 중지에 대한 선택권을 개인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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