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론새평] 이대남·이대녀를 위한 응원

남영찬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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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대 청년들에게 상처를 주는 가장 심각한 이슈는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다. 함께 미래를 꿈꾸고 설계하여야 할 젊은 남녀가 어울리거나 말을 섞지 않고 서로를 혐오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현상이다. 20대 청년들의 젠더 갈등은 역설적으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유산이다.

문 정부의 탄생에 열광했던 20대 남성들이 지지를 철회한 원인은 여러 가지다. 내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약속과 기대가 무참하게 배반당한 점이 가장 컸다. SNS를 통한 팬덤 형성에 능한 공격적 페미니스트들의 극단적 성향에 대한 반발도 있다. 나아가 문 정부의 여성 정책들이 정략적으로 활용되고 정상 궤도를 이탈한 것도 한몫하였다.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맨 박스'(man box)에 힘겨워하던 20대 남성들이 '차별받는다'는 집단적 정서를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20대 남성은 2018년 12월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하여 29%대의 극히 낮은 지지를 보냈다. 반면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63.5%로 가장 높았다. 그 여론조사에서 유독 20대만 남성과 여성으로 조사 대상을 분리하였다. 그 무렵부터 언론은 20대 남성을 통칭하는 '이대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이대남을 포함한 20대 이하 남성의 72.5%가 오세훈 후보를 선택하였다. 반면 또래 여성은 44%가 박영선 후보를, 40.9%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 이 시기에 이대남에 대응하는 '이대녀'가 언론에 등장하였다. 지난 3월 9일 제20대 대선에서 이대남과 이대녀의 정치적 선택은 정반대였다. 18~29세 남성 58.7%가 윤석열 후보에게, 또래의 여성 58.0%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반면 같은 연령대의 남성 36.3%가 이재명 후보에게, 여성 33.8%는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11개월의 시차를 둔 양대 선거에서 투표 성향을 보면 젠더 갈등이 더 심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대남과 이대녀는 정반대의 데칼코마니 선택을 했다. 정치적 선택의 결과가 곧 20대 청년들의 젠더 갈등을 그대로 표상하는 것은 아니다. 젠더 갈등의 원인인 20대 청년들 내부의 불평등은 대부분 사회 구조적 문제이다. 아직은 사회적 약자인 20대 청년들이 이런 구조적 불평등을 스스로 해결할 역량은 없다. 이런 탈출구 없는 상황에서 이대남이 '약좌(弱座)의 게임'에 뛰어들면서, 이대남·이대녀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20대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이다. 이대남·이대녀의 갈등을 정치적 계산으로 조장·이용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인 20대 청년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죄악이다. 그들의 미래를 저당 잡아 미리 써 버리는 것 이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난 3월 22일 한림대 미디어스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95%가 젠더 갈등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젠더 갈등 해소는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20대 청년들에게 상처를 주는 공통분모 제거에서 출발해야 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그들에게 젠더 갈등의 관점에서 교집합은 바로 '단절'이다. 20대 초·중반 2년 가까운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이대남은 군복무로 인한 '성장 단절'에 좌절한다. 그동안 이미 졸업과 취업을 한 또래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반면 이대녀는 성장 단절은 피했지만 곧 닥쳐올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에 절망한다. 이대녀의 취업률은 이대남을 조금 앞서지만, 30대 여성의 취업률은 또래 남성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두려운 이대녀는 결혼을 포기하거나, '황혼 결혼'을 꿈꾸기도 한다.

이래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칼 융(Carl Jung)은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대남‧이대녀는 젠더 갈등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이다. 상처 입은 그들이 우리 사회를 치유할 것으로 확신한다. 20대 청년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와 응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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