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의료지구 롯데몰, 착공 1년 지났는데…아직 터파기 공사만?

일각에선 사업표류설, 롯데 “2025년 준공 및 개점 준수할 것”

2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상공에서 바라본 대구롯데쇼핑타운 부지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상공에서 바라본 대구롯데쇼핑타운 부지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연면적 35만㎡의 대구 최대 복합쇼핑몰로 건설 중인 수성의료지구 내 대구롯데쇼핑타운(이하 롯데몰)이 착공 지연에 이어 늑장 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착공 이후 1년이 넘도록 땅을 다지는 '터파기 공사'만 진행 중이어서 사실상 사업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오후 찾은 롯데몰 공사 현장. 소규모 굴착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부지는 전체적으로 텅 빈 모습이었다. 지난해 5월 착공한 이곳은 '2차 터파기' 공정이 15% 정도 진행된 상태였다.

대형 쇼핑몰 입지가 수년째 빈 터로 남아 있는 것을 두고 시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대구 한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는 "아파트 건설 현장과 비교해도 중장비나 사람이 부족한 것 같다. 짓고 있는 게 맞는지 묻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도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다른 비슷한 글에는 '대구시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롯데가 잦은 설계변경으로 사업을 미뤄온 점도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2014년 토지를 매수한 롯데 측은 2017년 건축 심의를 통과하고도 설계 변경을 이유로 착공을 미뤘다. 수성의료지구 내 유동인구 유입과 발전을 견인할 핵심 시설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롯데는 부산에서도 비슷한 논란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부산 중구에 초고층 랜드마크인 '부산롯데타워'를 짓는 사업이 2000년 건축 허가 이후 아직까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어서다.

롯데는 2009년 부지 일부에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짓고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영업 중이다.

부산시는 롯데가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달 말까지인 임시사용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와 관련, 롯데 측은 당초 공언한 2025년 준공 및 개점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착공 이후 설계변경이 거의 없는 아파트와 달리 유행에 민감한 쇼핑몰은 세부 설계 변경이 자주 이뤄질 수밖에 없어 공사 진척이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터파기 공사로 덤프트럭 1만3천대 분량의 토사를 외부로 반출했고 현재 2차 터파기 공사에 착수했다. 준공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수성구청 등 관계기관들은 롯데가 공사에 완전히 손을 놓지 않는 이상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실제 건축이 중단됐다 판단되면 재산세 부과 방식 변경 등 불이익을 줄 수 있지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여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측도 "현재 롯데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 판단하고 있고, 준공 지연 시 대응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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