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업주 반발에…환경부 “일회용컵 보증금제 6개월 유예”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 대형프랜차이즈 매장 3만8천여곳 대상
일회용 컵 사용하면 보증금 300원 내고 반납시 돌려줘
업주는 스티커구입비용 떠안고 수거한 컵 세척·보관 부담에 불만

6일 오후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시행 공개 시연회에서 환경부 직원이 소비자가 컵을 반납하고 자원순환보증금(300원)을 반환받는 과정을 홍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중구 이디야커피 IBK본점에서 열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시행 공개 시연회에서 환경부 직원이 소비자가 컵을 반납하고 자원순환보증금(300원)을 반환받는 과정을 홍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달 10일 시행을 앞뒀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이 6개월 가량 미뤄졌다.

관련 업계가 각종 우려를 쏟아내면서 정부가 '유예' 카드를 꺼냈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 없이는 점주들의 부담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는 20일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올해 12월 1일로 유예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기를 견뎌온 중소상공인에게 회복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시행을 유예한다"며 "유예 기간동안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커피 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을 때 보증금을 내고 추후에 돌려받는 제도다. 컵 반납과 보증금 환급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점주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해 반발이 컸다.

대상은 점포가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제과·제빵, 패스트푸드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105종 매장 3만8천여곳이다.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면 소비자는 보증금 300원을 내고, 이후 일회용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현금이나 계좌로 돌려받는다.

컵은 음료를 산 곳이 아니어도 보증금제 적용 대상 매장이면 어디든 반납할 수 있다. 단 보증금 중복지급을 막도록 일회용 컵에는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운영 점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회용 컵 반납에 필요한 바코드 스티커 구입 비용을 점주가 떠안아야 하고, 컵 세척 등 일거리가 늘어나서다.

바코드 스티커는 한 장 당 311~317원으로 보증금 300원을 제외한 11~17원은 점주가 내야한다. 하루에 300잔 정도의 음료를 팔면 점주가 매달 15만원 가량 부담하게 된다.

대구 중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권모(57) 씨는 "코로나19로 가게 월세도 밀렸는데 환경부담금까지 왜 자영업자가 떠안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페 직원들의 일거리가 늘어나는 점도 걱정거리다. 소비자가 제대로 컵을 씻지 않고 반납하면 직원들이 세척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컵 반납은 어디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카페에서 판매한 일회용 컵도 수거 해야한다. 대량으로 컵이 모여야 처리업체가 수거하기 때문에 컵 보관과 수거 문제로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대구 북구의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 남모(30) 씨는 "평소에도 종이컵 하나 달라고 요구하는 손님이 많은데 과연 이들이 보증금제를 얼마나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시행을 6개월 늦추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유예기간에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민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증대됐기에 제도 시행 초기에 점주와 소비자의 반발은 당연히 발생할 것"이라며 "'즐거운 불편'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의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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