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특화 통했다…작년 편의점 매출 대형마트 첫 추월

편의점 15.9%, 대형마트 15.7%…코로나 이후 가까운 거리 선호, 혼술·홈술 자리잡아
'와인 열풍' 한달 평균 구매량 2, 3병
지난해 편의점 3사 매출 > 대형마트 3사 매출

편의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해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을 처음으로 넘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의 유통업계 매출의 핵심 대목이다.

산자부는 매년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 기업형슈퍼마켓(SSM), 12개 온라인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총 5개 유통채널의 매출을 집계·비교해 발표하고 있다. 편의점 3사의 매출(15.9%)이 대형마트 3사의 매출(15.7%)을 0.2%포인트 차이로 앞지른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로만 보면, '백화점(32.9%) > 편의점(30.7%) > 대형마트(30.4%)'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이전만 해도 '대형마트 〉 백화점 〉 편의점'은 공식과도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처음 발발한 2020년에 '대형마트 〉 편의점 〉 백화점' 순으로 재편되더니, 작년엔 백화점과 편의점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24.1%, 6.8% 늘고 대형마트는 2.3% 감소한 것이다.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전통 강자로 꼽혀온 대형마트와 비슷한 덩치를 갖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가까운 거리를 선호하고 상품 구색도 마트 못지 않게 다양해진 데다가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반면, 지난해 마트는 수익성이 좋지 못한 점포를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전체 매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대형마트 3사 모두가 폐점 대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을 택했기 때문에 빼앗긴 매출 순위를 되찾기 위한 경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대에 덩치 커진 편의점

코로나 이후 집에서 마시는 '홈술'과 혼자서 마시는 '혼술'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이 와인 등 다양한 주류를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와인은 편의점 인기 품목인 도시락 등 간편식품보다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가 높다. 또 와인 등 주류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캔맥주, 소주 등 다른 종류의 술이나 스낵 등 함께 곁들여 먹을 만한 식품도 사기 때문에 1인당 편의점 지출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와인. 변선진 기자

롯데멤버스가 분석한 '지난해 1~10월 엘포인트 회원의 편의점 구매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1~10월의 1인당 와인 구매 금액과 구매량은 모두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0월 1인당 와인 구매 금액은 2만8천139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만1천191원) 대비 28.4% 더 썼고, 한 달 평균 구매량도 2.3병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8병) 보다 더 많았다.

와인 열풍으로 품목도 다양하게 늘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6천억원을 돌파했다. GS25는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와인 품종 수를 현재 4천500여 종까지 늘렸고, CU도 온라인 와인 품목 수를 140여 종까지 끌어올렸다. 세븐일레븐도 코로나 이전 60여 종이었던 와인 품목을 140여 종까지 늘렸다.

편의점 와인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1인 가구가 갈수록 많아지는 점도 편의점 업계엔 호재였다. 1인 가구에겐 상대적으로 대용량을 파는 대형마트보다 용량이 적게 든 물품을 많이 취급하는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게 더 저렴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에 27.4%였지만 매년 꾸준히 늘면서 2020년엔 30.4%까지 올랐다.

1인 가구를 위한 편의점 업계의 상품 적립 시스템도 매출을 올린 요인이 됐다. '1+1', '2+1' 등 물품을 한 개 혹은 두 개를 사면 하나를 무료로 더 주는 증정품을 바로 수령하지 않고 앱에 저장해뒀다가 추후에 받아가는 서비스가 큰 틀이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한 번에 받았다가 다 소비하지 못해 버려야 할 가능성이 큰 1인 가구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2011년 업계 최초로 출시된 GS25의 '나만의 냉장고'에서 보관·사용된 쿠폰은 최근 1억2천만 건을 돌파한 상태다. 2020년 CU가 출시한 '키핑쿠폰'도 이용 건수가 500만 번을 넘어섰다. 나중에 앱에 보관된 물품을 소비자가 가지러 올 때 추가적으로 물품을 구매하면서 편의점 매출의 선순환이 이뤄진 것이다.

◆택배, 세탁, 문서 출력…외연 확장하는 편의점

편의점에서 생활 전 영역에 걸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빠른 성장의 계기가 됐다. 안전상비약품이나 현금자동인출기(ATM)를 갖추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편의점→편의점'으로 전달할 수 있는 편의점 자체 택배 시장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24시간 연중무휴 운영인 편의점 특성상 물류배송이 휴무에도 진행되는 데다, 집 주소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GS25의 경우 작년 자체 택배 거래 건수는 600만 건을 넘겼는데 1년 전보다 약 4배 커진 수치다. 생필품뿐만 아니라 도시락, 치킨 등 즉석식품의 빠른 배달도 가능해졌다. 편의점 업계는 이 외에도 전기 이륜차 충전소, 각종 민원 문서 출력 서비스, 세탁서비스, 짐 보관 서비스 등 새로운 생활 분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편의점 > 대형마트' vs '대형마트 〉 편의점'…경쟁 치열해질 듯

편의점 매출이 대형마트 매출을 처음 넘어선 것을 두고,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혹은 코로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코로나 이후 수익성이 좋지 않은 점포를 폐점시켜왔지만 최근 3사 모두 리뉴얼로 업계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마트에 직접 찾게 하기 위해 식품 영역과 전문 매장을 넓히고 온라인 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게 리뉴얼의 큰 틀이다. 가장 먼저 리뉴얼을 시도한 이마트는 2020년 전국 9개 점포 리뉴얼을 시작으로 2021년엔 18개 점포를 추가 리뉴얼했다. 5개 점포가 있는 대구에선 올해까지 칠성점, 만촌점, 성서점 등 총 3개 점포가 재단장을 끝냈다. 폐점을 했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전략을 선회해 올해 10개 이상 점포를 손 본다.

편의점도 덩치를 키우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롯데그룹이 최근 점포 수 2천600여 개를 보유한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산자부가 집계하는 편의점 매출에 한국미니스톱 매출은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제 세븐일레븐 매출로 집계되면서 통계에 나오는 편의점 매출은 전보다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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