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토론 공학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대선을 40일 앞두고 '후보 토론회'가 핫 이슈다. 안철수·심상정 후보가 이재명·윤석열 '양자 TV토론'에 제동을 걸고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다. 토론회는 각 후보의 공약과 비전, 국정수행능력 등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인데 정당마다 셈법도 제각각이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양자 토론회 개최를 거듭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피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법원이 양자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윤석열 후보 측이 태도를 바꿔 양당 주최의 1대1 토론을 31일에 갖자고 역제안한 것이다. 기 싸움 끝에 28일 오후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면서 '31일 양자 토론, 2월 3일 4자 TV토론'이 성사됐다.

토론의 '토'자만 나와도 질색하던 국민의힘이 돌변하자 각 정당은 "토론이 얼마나 무서우면 그런 꼼수를 쓰냐"며 비판했다. 유권자들도 무슨 꿍꿍이속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원고대로 읽는 연설도 쉽지 않고 즉석에서 공방을 벌이는 토론은 말 그대로 '쥐약'이면 복잡한 선거공학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측 인사들의 토론 말실수도 또 다른 양념이다. 27일 '대선 D-40, 민심은 어디로'를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기상천외한 실언으로 토론 프로를 개그 무대로 만들었다. 김 위원은 토론 중 갑자기 정색하며 "윤석열 후보는 절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다른 패널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제서야 눈치채고 "윤 후보가 아니라 이재명 후보"라고 정정하며 겸연쩍은 듯 웃었다. 소속 정당 후보를 치켜세우려다 말이 헛샌 해프닝이지만 시청자들은 SNS에 "은연중 본심이 입밖에 나온 것 아니냐"며 놀려댔다.

흔히 선거는 '이기는 게 정의'라고 표현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위는 멀쩡한데 아래는 썩은 사과를 속여 파는 천박한 장삿속은 바로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비호감 선거'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인물보다 구도가 중요하다고 둘러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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