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지면으로 익히는 글쓰기] 소설- (3)어떻게 쓸 것인가

집을 지을 때 설계도가 필요하듯이 소설을 쓸 때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성이나 플롯이 바로 그것이다. 소설을 쓰는 목적이 주제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구성은 그 주제를 설득력 있고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하여 제재를 질서정연하게 배치하고 전개하는 짜임새 있는 얼개라 할 수 있다.

소설의 주제와 선택된 에피소드의 인과관계가 필연성과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것, 논리적 개연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치밀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 등이 바로 구성의 기본적 역할이다. 구성의 밀도가 소설의 완성도나 공감능력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전통적 입장에서 분석하는 소설의 구성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 등 세 가지다. 인물의 설정은 배역이나 캐릭터를 정하는 것이다. 작가는 새로운 캐릭터나 인간형의 창조를 통해 작품에 재미를 불어넣는다. 사건은 작품에 나타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객관적 현실을 기본으로 하고 시간을 매개로 하여 다양한 진행 패턴을 구사한다. 사건 진행을 단순히 시간의 순서에 따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발전을 지향한다. 배경은 인물이 사건을 전개하는 장소와 시간의 결합이다.

세상과 인생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소설도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보듬는다. 이에 따라 소설의 구성도 변화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는 변화와 함께 지속적인 발전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 발전 또한 임의성이 아니라 필연성을 띠어야 진정성 있는 픽션이 된다. 그런가 하면 사건 진행 도중에 다른 사건이 끼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바탕은 주제를 중심으로 단순화되어야 한다. 전체적 흐름에 통일성이 유지되어야 주제가 살아나는 법이다. 결국 소설은 다양한 듯이 보이지만 주제를 중심으로 통일된 단일체이다.

행위 또는 운명, 성격, 사상 등 세 범주에서 사건의 중심인물, 그의 성격, 결말의 변화, 대인관계 등을 통하여 구성에 대한 포괄적인 논증이 필요하다. 등장인물의 명예, 지위, 건강 등에서 행위나 운명이 나타나고, 동기, 의지, 인품 등에서 성격이 드러나며, 심리, 이성, 신념 등에서 사상이 표출된다. 그러한 요소들은 인물의 대화나 행위 속에 녹아있다. 따라서 작가는 대화나 행위 속에 운명, 성격, 사상 등을 심어둬야 한다.

구성의 유형은 통일적이지 않다.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된 단순구성, 핵심 이야기와 몇 가지 부차적인 이야기를 조화롭게 병진시키는 복잡구성, 명확한 구조를 미리 설계하지 않고 여러 사건을 산만하게 엮은 산만구성,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한 설계도에 의하여 유기적으로 진행되는 긴축구성, 하나의 이야기가 독립된 작품이면서 동일한 하나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으로 전체로서 논리적 통일을 이루는 피카레스크 구성 등 다양한 유형이 작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오철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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