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없는 ‘탈북민인권상담센터’…탈북민 민원 해결 역부족

지난 2020년 9월 대구경찰청에 첫선…개소 2년 동안 상담건수 100건에 그쳐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지난 1일 오후 12시 51분 강원도 동부전선 민통선 주변 CCTV에 포착된 탈북자.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지난 1일 오후 12시 51분 강원도 동부전선 민통선 주변 CCTV에 포착된 탈북자. 연합뉴스



새해 들어 20대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철책을 넘어 재입북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탈북민의 현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외신들도 한국군의 무능보다 월북 동기가 놀랍다고 지적했다.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을 위한 제도적인 방안들이 있지만 유명무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경찰청에 들어선 '탈북민인권상담센터'는 정작 탈북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다간 우리 사회에 대한 탈북민들의 불신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탈북민 없는 탈북민인권상담센터

19일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대구에는 약 650명 정도의 탈북민이 정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신변보호담당관 1명이 평균 20명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탈북민 관련 업무를 맡아온 한 경찰 관계자는 "대다수 탈북민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신변 위협 등에서 오는 심리적 문제를 겪는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정상적으로 정착하는 사례도 있지만, 상당수가 정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는 지난 2020년 9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탈북민인권상담신고센터'가 문을 열었다. 범죄피해와 인권 침해 등 탈북민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경찰청에 들어섰다.

그러나 개소 이후 현재까지 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103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첫 2개월 동안에만 60건의 상담건수가 몰렸다. 그 이후로는 43건에 그쳤다.

탈북민인권상담신고센터 관련 업무를 맡았던 한 경찰 관계자는 "탈북민들이 호소하는 문제에는 전세자금을 받지 못하는 고민, 미용실에 갔더니 파마 가격이 비싸다는 등 사소한 일상과 관련된 문제가 많다"며 "탈북민들이 막상 찾아와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전화조차 꺼리고 있다"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탈북민들과 관련한 경찰의 업무는 신변 보호와 피해자 보호 범죄 예방에 그치고 있다"며 "탈북민들이 해결을 기대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막상 경찰이 도와줄 수 없는 일들"이라고 했다.

탈북민 중 여성 비율이 80%에 육박하다 보니 남성인 경찰 신변보호관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1인 가구가 많은 탈북민 가구의 특성상 탈북민 사이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쉽게 형성되지 않는 어려움도 있다.

◆탈북민들의 정서 불안·심리적 고통

지난해 12월 북한인권센터가 발간한 '2021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에 따르면 조사 대상 탈북민 407명 중 71명(18.5%)이 재입북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복귀를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고향 및 가족에 대한 향수'로 77.2%를 차지한다.

이는 실제 재입북을 원한다는 의미라기보다,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해결할 수 있는 가족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으로 읽힌다. 경제적 안정만큼 탈북민에게는 심리적 지지와 안정적 인적 네트워크 구성 또한 중요하다는 의미다.

통일부가 지난 6일 공개한 2021년 하반기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조사에 따르면 탈북민 가운데 취약계층으로 분류된 조사대상 1천582명 중 약 47%는 정서적·심리적인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경찰학회보는 지난해 펴낸 '북한이탈주민 탈남 실태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를 통해 "탈북민의 심리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안정적 정착을 위해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 및 교육시간을 늘리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나원과 하나센터의 교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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