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기왕성 80대 축구 동호인 "축구 덕분에 건강한 노년 보내요"

수성678골드FC클럽 회원 45명 중 80대 회원 8명
매주 3차례씩 훈련…약 먹어본 적 없어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축구장에서 '678 수성골드클럽' 시니어 축구단 회원들 중 80대 회원들이 슛팅 훈련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축구장에서 '678 수성골드클럽' 시니어 축구단 회원들 중 80대 회원들이 슛팅 훈련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패스! 패스", "슛~, 골~인"

지난 18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시 수성구 알파시티축구장. 희끗희끗하거나 백발의 어르신 20여 명이 영하의 기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젊은이 못지않은 날렵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 허공을 가르는 시원한 슛은 혀를 내두르게 했다.

◆80대 축구 선수들

축구 동호회인 수성678골드FC클럽(이하 678클럽) 회원들이다. 60~80대 회원들이 1주일에 3차례씩 모여 축구를 통해 친목을 도모한다. 전체 회원 45명 중 8명이 80대 어르신이다.

대구 시내에 시니어 축구 동호회가 꽤 있다. 주로 60~70대 회원이 주축이고, 80대 회원은 1, 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678클럽에서는 80대 회원의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게 임치근 회장의 설명이다. 임 회장은 15년 전부터 60대 중심으로 운영하던 동호회를 3년 전 80대 회원까지 가입시키면서 동호회 명칭도 바꿨다.

임 회장은 "60~80대까지 함께 활동하는 팀은 우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수도권에는 80대 어르신들이 뛰는 축구팀이 꽤 있지만 대구는 많지 않다. 조만간 80대 전국대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80대가 실제 경기에도 출전해 2020년 대구시장기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대구FC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자랑했다.

임 회장은 성광고, 동국대, 제일모직에서 축구를 했고, 대구축구협회장까지 지낸 지역의 축구 원로다. 그는 "80대도 건강한 분들이 매우 많다. 가입하려는 분들이 많지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분들을 모시려고 신중을 기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회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임시 가입을 할 수 있다. 3개월 동안 관찰 기간을 거친 뒤 회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정식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 같은 까다로운 가입 절차는 융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가입 절차가 쉽지 않은 탓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회원간 갈등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했다.

부상 방지가 최대 관건이다. 어르신들이 자칫 부상을 당하면 상대적으로 회복이 빠르지 않아서다. 백태클은 아예 못하게 못을 박았다. 임 회장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서로 양보하면서 축구를 즐기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성구 여자축구팀과 친선경기도 한다. 수성구청에서 축구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줘서 회원들이 만족해한다"고 덧붙였다.

678클럽의 최고 연장자는 84세이고, 가장 젊은이(?)가 62세이다. 최연소자가 커피 심부름을 한다고 했다.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축구장에서 '678 수성골드클럽' 시니어 축구단 회원들이 연습게임 전 몸을 풀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축구장에서 '678 수성골드클럽' 시니어 축구단 회원들이 연습게임 전 몸을 풀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약은 왜 먹어?"

80대 선수들은 대부분 축구 경력이 50년이 넘는다. 조기 축구에서 다져진 체력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최연장자인 박병태(84) 어르신은 60대로 보일 정도다. 30대부터 조기축구를 했고, 현재 선수 겸 심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1970년대 독일 광부로도 파견 가서 일한 전력도 있다. 그는 "70대에는 매일 앞산을 뛰어오를 정도로 체력이 좋았다"며 "축구를 하지 않으면 몸이 더 피로하다"고 했다.

옆에 있던 수비수 서형석(83) 어르신은 꼿꼿한 허리에 딱 벌어진 어깨까지, 보기에도 건강한 체격이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흔한 지병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건강보조식품을 제외하고 먹는 약이 전혀 없다"며 "특별한 건강 비결은 없고, 축구를 열심히 한 거밖에 없다. 건강은 타고나는 것 같다"고 했다.

골키퍼인 박수명(82) 어르신은 50대에 조기 축구에 입문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입문이 늦은 셈이지만 젊었을 때 농구를 한 탓에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축구보다 좋은 운동은 없다. 관절이 좀 아프기도 하지만 운동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윙어면서 골게터로 활동하는 이재현(81) 어르신은 100m를 16초에 뛴다. 보통 젊은 사람보다 더 빠르다. 하프라인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 골문까지 내달릴 정도의 스피드에 주변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한다. 몸무게 54kg를 유지하고 있다. 60대에 보다 10kg가량을 줄이면서 스피드가 더 늘었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가족 간에 더 화목해졌다"며 축구 자랑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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