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냐 기본권이냐…세계 찬사 받던 'K방역의 두 얼굴'

[코로나19 악몽 2년]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적용에 국민들 잇단 소송으로 일부 해제
지역·업종별 형평성 논란 불붙어
재판부따라 판결 결과도 달라…정부 "방역패스 유지 고수"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입구에서 직원이 영업시간이 종료되자 방역패스 안내문을 떼어내고 있다. 18일부터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를 비롯해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학원, 영화관·공연장 등 6종 시설의 방역패스가 해제된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17일 오후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입구에서 직원이 영업시간이 종료되자 방역패스 안내문을 떼어내고 있다. 18일부터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를 비롯해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학원, 영화관·공연장 등 6종 시설의 방역패스가 해제된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거세지는 확산세를 잡고자 '방역패스'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본권 침해' 논란을 빚으며 곳곳에서 마찰이 일고 있다.

백신 2차 접종까지 끝내거나 2, 3일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으면 사실상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방역패스가 강하게 옭아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소송전을 겪으며 방역 패스 적용 범위가 변경되고, 정부도 대상 시설 범위와 시기를 손바닥 뒤집듯 조정하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접종 없인 꼼짝마" 방역패스 일상 전역에 적용

지난해 11월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방역정책을 전환하면서 '방역패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 ▷실내체육시설 ▷경륜‧경정‧경마‧카지노 등 5종 시설을 출입할 때는 백신 접종 완료를 증명하거나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방역패스 도입 초기에는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고위험 시설에 제한 적용됐기 때문에 큰 반발 없이 안착하는 듯 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 이후 전국적으로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까지 더해지면서 방역패스의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기존 다중이용시설 5종 시설에 더해 ▷식당‧카페 ▷영화관‧공연장 ▷멀티방 ▷PC방 ▷실내 스포츠경기 관람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업소‧안마소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등 전방위로 범위를 넓혔다.

일상생활을 위해 드나드는 다중이용시설 대부분이 해당되면서 미접종자는 2, 3일마다 검사를 받지 않고는 사회활동이 어려워졌고, 미접종자를 배제한 일상회복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온갖 소송전에 구멍 숭숭난 방역패스

방역 패스이 범위가 넓어진데다 적용 대상도 수시로 바뀌면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일 법원은 학원과 독서실‧스터디카페 등 학습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의무화는 '청소년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이후 정부는 지난 10일 매장면적 3천㎡ 이상의 백화점‧대형마트 방역 패스를 적용키로했고, 1주일 간 계도 기간 이후부터 방역패스 지참 의무를 위반하면 이용자와 시설관리자 모두 행정처분 및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두형 영남대 의과대 교수를 비롯해 의료계와 종교계, 시민 등 1천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일부 받아들여졌다.

이 판결로 서울에서는 백신 미접종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타 지역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18일 전국의 다중이용시설 6종에 대해 방역패스 지침을 일괄 해제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백화점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학원 ▷영화관‧공연장 등 6종 시설은 방역패스 없이도 출입할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공연장은 법령에 따라 공연장으로 정식 등록된 곳만 대상으로 인정돼, 공연장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공연을 할 경우는 여전히 방역패스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지난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 '방역패스 시행 안내'에 대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매일신문DB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지난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 '방역패스 시행 안내'에 대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매일신문DB

◆끊이지 않는 논란…당분한 혼란도 불가피

오는 3월부터 적용되는 청소년(12~18세)에 대한 방역패스 의무화 여부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면서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의 판단에 따라 서울에서 12~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역패스 적용은 중단됐지만, 정부가 타 지역에는 유지하기로 하면서다.

이에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오는 3월부터 청소년도 방역패스를 지참해야 대상 시설에 출입이 가능해진다.

더구나 방역패스가 위법인지 아닌지에 대한 본안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관련 논란은 당분간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법원 판결이 재판부별로 엇갈리고 있어 향후 사법부의 판단도 예단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한 정당 대표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백화점, 점포, 마트의 방역패스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방역패스 자체가 입장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아니고 소형 점포나 전통시장 이용이 가능해 생필품 구매가 전면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는 근거를 들어 기각한 바 있다.

정부 역시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한 법원의 효력 정지 판결에 대해 즉시 항고하는 등 방역패스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 6월 27일 0시 기준 )

  • 대구 91
  • 경북 200
  • 전국 3,429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