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와 새끼 염소 세 마리가 장날 나왔습니다/
따로 따로 팔려갈지도 모를 일이지요. 젖을 뗀 것 같은 어미는 말뚝에 묶여 있고/
새까맣게 어린 새끼들은 아직 어미 반경 안에서만 놉니다/
2월, 상사화 잎싹만 한 뿔을 맞대며 톡, 탁/
골 때리며 풀리그로/
끊임없는 티격태격입니다. 저러면 참, 나중 나중에라도 서로 잘 알아볼 수 있겠네요/
지금, 세밀하고도 야무진 각인 중에 있습니다.

(문인수, 시집 '쉬!'에 게재)
[필사의 시간] 문인수,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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