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한 잔 쯤이야 괜찮다?…알코올 간질환 "금주만이 살길"

소주 하루 한 병 이상 마신 사람 약 90% 지방간 생겨
남성보다 여성이 간손상 심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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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이 크게 번지면서 예년과 같은 연말연시의 흥청망청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되면서 사적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이 제한돼 회식과 모임 등이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들의 음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만남과 모임이 줄어든 대신 집에서 혼술을 즐기거나 반주를 곁들이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간 건강을 더욱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경변증을 갖고 있는 입원환자 비율은 지난 3년간 평균 21%대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 3분기에는 29%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배달 음식과 함께 술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입원 비율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술은 영양소는 없고 열량은 높아 간에 지방으로 쌓이기 쉬우며, 지방을 분해하는 단백질 생성을 방해한다. 과도한 음주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방치하면 간염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심하면 간이 재생력을 상실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생명 앗아가는 알코올 간질환

2013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연간 1인당 8.9ℓ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주(20도, 360㎖)로 따졌을 때 123.6병, 캔맥주(5도, 500㎖)로 계산하면 356캔에 해당하는 양이다.

실제 성인 한명이 연간 소비하는 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수치는 주류 판매량을 전체 인구로 나눠 단순 계산한 것으로, 실제 음주를 하는 성인으로 한정하게 된다면 이보다 1인 술 소비량은 훨씬 증가한다.

'기분에 즐기는 한잔 술이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주로 인한 건강상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장병국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250만 명가량이 음주로 인해 사망하는데, 이는 모든 사망 원인의 약 4%에 해당한다"면서 "이 중 알코올 간질환은 알코올에 의한 사망의 25%를 차지해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알코올 간질환은 단순 지방증에서부터 간경변증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지방간, 알코올 간염 및 간섬유화를 동반한 만성 간염 혹은 간경변증으로 분류된다. 지방간은 하루에 알코올을 60g(약 소주 1병) 이상 마시는 사람의 약 90%에서 발생하며, 그 이하를 마시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

장 교수는 "일반적으로 합병증이 없는 지방간은 증상이 없으며 약 4~6주간 금주를 하면 완전히 호전되지만, 5∼15%의 환자는 섬유화가 돼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는 연구가 있다"면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하루 40g 이상의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마시면 간병증이 될 위험이 30%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술에 손상된 간, 어떻게 치료하나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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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간질환 환자 중 일부에서는 알코올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 간염은 가벼운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절반 가까이에서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술을 끊는다 하더라도 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미리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장 교수는 "음주량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지만, 음주량과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이 완전히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1인당 음주량과 간경변증 유병률은 의미 있게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간경변증 발생의 위험은 남자의 경우 하루 60∼80g 이상을 10년 이상 마실 경우 증가하며, 여자의 경우는 20g 이상의 적은 양의 술을 섭취할 때도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이 2배 이상 민감해 남자보다 적은 음주량과 짧은 기간에도 심한 알코올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런 요소를 엄밀하게 측정해 위험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장 교수는 "환자의 음주량은 흔히 실제보다 적게 평가되며, 의사는 알코올과 연관된 문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신체검사와 혈액검사의 결과가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음주가 인체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는 우선 음주의 패턴과 음주량, 그리고 음주로 인한 정신·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알코올 중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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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간질환의 진단은 과도한 음주의 확인과 간질환의 증거가 있을 때 가능하다. 때로는 알코올이 간 손상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으므로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 혹은 간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알코올 간질환의 치료는 병의 진행단계에 따라 다르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는 금주다. 다음으로는 중증 알코올 간염 환자는 거의 대부분 영양실조가 있으므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생명을 위협하는 심한 알코올 간염인 경우에는 기준에 따라 스테로이드나 펜톡시필린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나 사망률은 여전히 높다.

최후의 방법으로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간이식 후에도 다시 술을 마시게 되는 환자가 10∼52%에 달할 만큼 많은데다, 음주 시에는 간 손상이 다시 진행되므로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장 교수는 "현재도 알코올 간질환의 진단과 치료에는 정립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각자가 자신의 음주패턴을 확인해 음주량을 줄이고, 사회적으로 술을 권하는 잘못된 관습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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