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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열여섯에 된 엄마…남편은 뇌경색·아들은 염색체 이상·딸은 우울증

부모 사랑 못 받고 가출…나이차 많이 나는 남자 만나 가정 꾸렸지만 어렵게 살아
책임감 강한 남편 쓰러지자 가정 무너져…탈출구 안 보이는 삶, 매일 죄책감만

최란(가명·39) 씨가 남편이 아프기 전 떠난 가족 여행 사진을 그리운 듯 쳐다보고 있다. 배주현 기자
최란(가명·39) 씨가 남편이 아프기 전 떠난 가족 여행 사진을 그리운 듯 쳐다보고 있다. 배주현 기자

최란(가명·현재 나이 39) 씨는 열여섯의 나이에 엄마가 됐다. 두렵지 않았다. 선뜻 본인과 아이를 책임지겠다던 남편 박희수(가명·현재 나이 62) 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아직 본인이 10대임을 밝히지 못한 터였다.

결국 출산 당일 병원에서 남편은 최 씨가 10대임을 알게 됐다. 그래도 그는 최 씨를 아내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세 가족이 완성됐다.

◆10대 때 된 엄마

최 씨는 열두 살 때 가출을 했다. 이유 없는 아버지의 폭력은 견딜 수 없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싸운 날이면 최 씨에게 화풀이를 했다. 마치 최 씨가 자식이 아닌 것처럼, 어머니 역시 딸을 감싸준 적이 없었다. 그렇게 3만원을 훔쳐 최 씨는 길거리로 나왔다.

갈 곳은 없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살아야겠다고 들어간 곳은 한 여관이었다. 당시 체격이 또래에 비해 컸던 탓에 여관 주인에게 20대 성인이라는 거짓말은 쉽게 통했다. 밤에는 여관에서 몸을 뉘이고 낮에는 할 일이 없어 인근 공원을 서성였다. 그러던 중 공원에서 만난 사람이 남편이었다. 그 역시 할 일 없이 매일 공원에 나왔고 굶주린 최 씨에게 빵을 사주며 두 사람은 금세 친해졌다. 돈이 없어 갈 곳이 없던 최 씨는 남편의 집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가족이 됐다.

라면 하나로 하루를 버티는 날도 잦았다.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풍족한 삶이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4년 뒤 둘째 딸도 태어났다. 남편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최 씨와 아이를 먹여 살리려 일용직 근로나 자활사업에 꾸준히 뛰어들었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냉혹하기만 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부의 모습에 사람들은 수군덕거렸고 손가락질을 해댔다. 그래도 '우리 애들만 잘 커 주길'하는 마음으로 부부는 묵묵히 견뎠다.

그런 가정이 2년 전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다. 남편은 다리에 힘이 없다며 풀썩 주저앉았고 몸에 마비가 와 아직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생활고는 더 심해졌다. 최 씨 홀로 아픈 남편과 자녀를 돌봐야 하는 탓에 일을 하러 갈 수가 없었다.

◆아들은 장애, 딸은 우울증

자녀는 이미 다 컸지만 아직 최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 첫째 아들 윤성(가명·22) 씨는 지적장애와 성염색체이상인 클라인펠터 증후군을 앓고 있다. 염색체 이상이 생기면서 지적 장애까지 같이 왔다. 그래도 꾸준한 약물치료로 아이는 학교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지만 최근 감정조절이 쉽지 않게 되면서 폭력성이 심해졌다. 최 씨는 화를 내며 자신을 밀쳐버리는 아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아이를 감당하고 있다.

설상가상 고등학교 1학년생인 딸까지 우울증에 삶을 그만두겠다 한다. 종종 남편을 간호하던 딸은 남편과 같은 병실에 입원한 40대 남성과 연인 사이가 됐다. 이후 학교를 가지 않겠다 했고 결국 임신까지 해버렸다. 그 남자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딸을 떠났고 충격에 빠진 딸은 우울증에 걸렸다. 최 씨는 그런 딸을 구해야 했다. 결국 아이를 유산시키고 다시 학교에 보내기 위해 끊임없이 딸을 설득했다.

최 씨는 이 모든 게 버겁기만 하다. 결국 남편의 병원비를 내지 못해 밀린 돈만 2천만원인데다 갚아야할 대출금도 1천만원에 이른다. 살고 있는 임대주택 보증금마저 내지 못해 이제 이들은 원룸으로 내쫓겨야 할 처지다. 남편 대신 일을 하러 나갈까 싶지만 불안정한 아이들이 혹여나 잘못될까 눈 밖에 둘 수가 없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 최 씨는 매일 죄책감이 든다. 딸이 방황을 하는 것도 본인이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해 그렇게 된 건 아닌지 미안함밖에 남지 않는다. 최 씨 역시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터라 어떻게든 자신은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고 싶지만 당장 '돈'이 어깨를 짓누르는 탓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 속에서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겠다"는 최 씨. 최악의 상황을 걷고 있는 그에게 어떤 단단함이 풍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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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걸렸지만 돈 없어 치료 못하는 정만수 씨에 1,936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지방이 축적되는 희귀병 걸렸지만 생활고로 돈이 없어 치료를 못하는 정만수(매일신문 16일 자 10면) 씨에게 1천936만8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이해선 70만원 ▷이병희 10만원 ▷김점숙 3만원 ▷조재순 3만원 ▷이상준 2만원 ▷임경숙 2만원 ▷김갑용 1만5천원 ▷김경희 1만원 ▷김미정 1만원 ▷김민정(대구은행) 1만원 ▷김민정(우체국) 1만원 ▷김상근 1만원 ▷박상옥 1만원 ▷이진기 5천원 ▷'김명숙도움' 3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결혼 이민 왔지만 남편과 시댁의 괴롭힘에 시달린 하야 씨에 2,175만원 성금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결혼 이민 왔지만 남편은 가정 폭력 휘두르고 시댁은 일만 시켜 딸과 집을 나온 하야(매일신문 23일 자 10면) 씨 사연에 50개 단체 166명의 독자가 2천175만3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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