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학교 운동장···"워킹족은 걷고 싶다"

개방 여부·시간은 교장이 판단…각기 다른 운영 주민 불편 호소
학교 대신 인근 아파트로 진출…쓰레기 투기·반려견 출입 눈살도

19일 오후 9시쯤 대구 서구 평리초등학교 문이 닫혀있다. 최혁규 기자
19일 오후 9시쯤 대구 서구 평리초등학교 문이 닫혀있다. 최혁규 기자

19일 오후 9시쯤 대구 서구 평리초등학교 운동장 입구는 닫혀 있었다. 김모(56·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저녁 식사 후 운동장을 돌려고 하면 학교 운동장이 문을 닫는다"며 "위드 코로나 시기인 만큼 인근 주민들을 위해 운동장 개방 시간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시간 대구 서구 경운초등학교 교문은 열려 있었다. 운동장 트랙을 돌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보였다. 이모(29·대구 서구 내당동) 씨는 "걷기 운동을 좋아해 운동장을 종종 찾는다. 코로나가 한창일 땐 운동장을 이용할 수 없어 불편했는데, 이젠 점점 개방하는 곳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학교별로 운동장 개방 여부와 시간이 제각각이어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국민신문고엔 대구시 각급 학교 운동장 개방 관련 민원이 6건 접수됐다. 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공공체육시설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다. 지난 10일 열린 대구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체육시설에 대한 개방 요청이 나오기도 했다.

대구 서구 경운초등학교 정문이 일부 개방돼 주변 시민들이 자유롭게 운동하고 있다. 자전거 탄 시민이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최혁규 기자
대구 서구 경운초등학교 정문이 일부 개방돼 주변 시민들이 자유롭게 운동하고 있다. 자전거 탄 시민이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최혁규 기자

대구시 고등학교 이하 학교시설 개방 및 이용 규칙에 따르면 학교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주민이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학교 내 방역 관리 기간 ▷공사 안전관리 필요 ▷기숙사 운영 ▷운동부 훈련장 활용 등과 같은 미개방 사유를 제외하고, 개방 여부와 시간은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대구 한 초등학교 교장은 "돌봄교실이 끝난 오후 5시부터 4시간 개방하고 그 이후에는 소음 문제로 문을 닫는다"며 "운동장을 걷는 사람들이 소음을 일으키진 않지만, 밤늦게 공놀이를 할 경우 소음 문제가 있어 주변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에 방해를 준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대구 서구 경운중학교 정문에 붙은 출입금지 문구. 최혁규 기자
대구 서구 경운중학교 정문에 붙은 출입금지 문구. 최혁규 기자

학교마다 운동장 개방 여부가 제각각이다 보니 시민들은 거리가 먼 운동장을 찾기보다 인근 아파트 주변을 걷는 경우도 많다.

최모(58·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코로나 이후 근처 학교 운동장을 이용하기 어려워 아파트 둘레길을 종종 돈다. 이전에는 운동삼아 걷는 사람이 많이 안 보였는데, 요즘은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아파트 측에서는 외부 주민들이 들어와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도 많아 '출입금지' 현수막까지 걸어놓기도 한다.

한 아파트 관리실 관계자는 "아파트 주변에 산책로처럼 조성을 잘 해놓다 보니 주변 공원을 가는 대신 동네 사람들이 아파트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외부인들이 반려견과 함께 들어와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기도 해 현수막을 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과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운동장 개방에 대해선 각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며 "다만, 관련 조례에서도 학교 교육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학교장이 개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기 때문에 일부 학교는 여는 경우도 있고 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아파트에 걸린 플래카드. 외부인이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관리실 차원에서 걸어둔 것이다. 최혁규 기자
한 아파트에 걸린 플래카드. 외부인이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관리실 차원에서 걸어둔 것이다. 최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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