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 백신 부작용은 '복불복'?…누구에게 책임물어야 하나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봄이 디지털국 차장
김봄이 디지털국 차장

"33세 건장한 제 동생이 모더나 2차 3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화이자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진 저희 누나 좀 도와주세요." "34세 청년 가장이 화이자 1차 접종 후 뇌사 판정을 받았다."

요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청원 내용은 '백신 부작용' 호소다. 백신 접종 후 탈모나 생리 불순 등을 겪고 있다는 사람들부터 뇌출혈, 마비 등 심각한 질환이나 사망에 이르렀다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하루에도 10여 건씩 청원 글로 올라온다.

28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72.0%, 1차 접종자는 누적 4천97만884명으로 인구의 79.8% 수준이며, 18세 이상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92.0%에 달한다. 성인 10명 중 9명이 백신을 한 차례 이상 접종한 것이다.

접종률이 늘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쏟아지는 부작용 호소에도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문가들이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사례들조차 정부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25일 기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의심 신고 건수는 33만8천261건이다. 이 가운데 사망과 백신 접종 간의 인과성을 심사한 건수는 총 777건이었고, 사망 2건만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됐다. 중증 이상반응 심사 건수 1천89건 중 백신 접종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5건에 불과했다. 정부가 책임을 인정한 건 사망과 중증 각각 2건, 5건뿐이인 것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백신 접종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백신 접종 후 가족이 사망했거나 중태에 빠졌다고 호소하면서 정부에 백신과 이상반응 간 인과성을 더 폭넓게 인정해 피해를 보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접종 후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다는 피해자는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 한 달 약값만 100만 원으로 경제적 부담도 심한데, 부작용을 책임진다던 정부는 '나 몰라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앞으로 어떤 이상반응이 생길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인과성 범위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감 이후에도 백신 부작용 인정에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8월 말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접종 완료율은 20%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꼴찌였다. 불과 두 달이 지난 지금은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66.8%)보다도 높다. 이 같은 접종 속도에 대해 지난달 청와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접종 속도"라며 홍보하기도 했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도 시작했다. 정부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K방역'의 핵심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빠른 백신 접종' 모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다시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들이 웃프게도 백신을 접종하며 부작용에 대해 '복불복'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인사에서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일부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일방적으로 백신 피해를 보게 된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부작용으로 눈물짓고 있는 이들은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 지켜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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