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스·미스터 트롯' 대구 공연, 무료 초대권 남발"…공직선거법 위반 논란

'판매 무관' 무료 초대권이 40% 넘어
권상대 동구의회 부의장 "매우 주관적 기준으로 배포…선거법 위반"
아양아트센터 "선관위 사전질의 거쳐 문제 없음 확인"

대구 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가 주최하는 '동구힐링콘서트' 포스터. 아양아트센터 제공
대구 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가 주최하는 '동구힐링콘서트' 포스터. 아양아트센터 제공

이달 초 열린 인기 트롯가수의 대구 공연을 둘러싸고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출자·출연한 문화재단이 무료 초대권을 배포한 것을 두고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기부행위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일 오후 3시와 7시 동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 출신 양지은·은가은·윤태화와 '미스터트롯' 영탁·이찬원·장민호가 출연하는 '코로나19 극복 함께 같이가요! 동구힐링콘서트'가 열렸다.

공연을 주최한 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는 동구 주민에 한정해 최대 2매까지 티켓을 발매했다. 당시 전체 1천100석 중 거리두기 좌석(372석)과 시야 가림석(30석)을 제외한 698석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대구 동구의회는 전체 좌석 가운데 40%가 넘는 좌석이 무료 초대권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오후 3시 공연은 254석(36.38%)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오후 7시 공연은 294석(42.12%)이 티켓 예매 사이트와 무관하게 행사 주최 측에 의해 배포됐다.

권상대 동구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매우 주관적인 기준으로 무료 초대권을 배포해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볼 때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도 충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공연계에서도 40%가 넘는 무료 초대권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재단의 공연 기획 관계자는 "가용 좌석의 10%정도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이 마련돼 있다"며 "무료 초대석이 많을 경우 필요한 만큼만 무료 초대권으로 돌리고 나머지 좌석은 일반 좌석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아양아트센터는 선거관리위원회와의 사전 질의응답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동구문화재단이 민법상 재단법인으므로 자체 운영 조례에 따라 무료 관람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자치단체가 출자·출연해 만든 문화재단이 무료 초대장을 배포할 때에는 그 대상, 방법, 범위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후보자 또는 그 소속 정당의 명의를 밝히거나, 추정할 수 있어서도 안된다. 이를 어길 경우 제3자 기부행위로 보고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선관위도 사전 검토 과정에서 무료 초대권 남용에 대해선 우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과 구청이 형식상 분리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청장 산하 조직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행사 내용을 면밀히 살펴봤을 때 사실상 구청장이 영향력을 미쳐서 선거구민에게 기부하도록 지시를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위반 소지를 검토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양아트센터는 지역 봉사단체, 장애인 단체, 차상위계층, 구의원을 무료 초대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선관위 질의를 통해 관장이 계획을 세워서 무료 초대권을 배부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보고 체계는 이사장인 구청장을 거쳐서 이뤄졌지만 구청장은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초대권, 행사장 등에 구청장과 소속 정당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일체의 문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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