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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첨복재단 '슬기로운 미래 의료생활'…암·치매 반드시 정복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17건, 보유 후보물질도 22개
암, 치매, 파킨슨병 정복 목표 의료기술 개발
“의사, 간호사, 환자 모두 도움 되도록 의료 수준 높일 것”

대구첨복재단 연구진이 신약개발을 연구하는 모습. 재단 제공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즌2에서는 매번 수술실의 긴박한 장면과 밖에서 마음 졸이는 가족이 등장한다. 수술실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의사, 그리고 환자의 희로애락을 그려 낸 슬의생은 큰 인기를 얻었다.

하루가 다르게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변하는 오늘,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대구첨복재단)이 연구하는 의료기술로 미래 수술실을 슬의생과 함께 예측해본다. 슬의생 주인공 이익준(조정석 분) 선생님도 욕심낼만한 미래 의료생활을 알아보자.

◆신약 개발로 암, 치매 극복 도전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은 위·갑상선·폐·대장·유방·간 순으로 암 발병률이 높다. 치매는 문재인 정부가 국가책임제를 도입할 만큼 국가적인 관심사다.

현재 의료기술로 암과 치매는 정복 불가능해 보이지만, 대구첨복재단은 꾸준한 신약 연구개발로 불치병·난치병 극복에 도전하고 있다.

대구첨복재단이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은 모두 22개다. 이외에 지금까지 기술이전한 후보물질도 17개에 이른다.

지난 2016년 말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지난 9월까지 뇌암치료제, 치매 억제제, 간암 표적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물질 등을 기술이전했다.

글로벌 신약의 첫걸음을 재단이 내디딘 에피소드도 있다.

대구첨복재단 연구진은 2014년 ㈜제노스코에 무상으로 분자설계를 지원했고, 연구진 코칭을 받은 제노스코는 후속 연구를 진행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을 했다. 연구를 계속한 유한양행은 2018년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얀센에 1조4천억원 규모의 폐암치료제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한다.

특정 질환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물질을 설계하는 연구방법인 분자설계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이다. 분자설계팀을 별도로 두고 있는 재단은 최근 AI를 활용한 분자설계 방법을 연구하는 등 수준 높은 분자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첨복재단의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이 미국에 대규모의 기술수출을 하기도 했다.

재단은 2017년 보로노이㈜에 치매 치료제 물질을 기술이전했고, 보로노이는 이를 발전시켜 올해 미국 '브리켈 바이오테크'에 3천800억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기술이전했다.

◆파킨슨병도 이 기술만 있다면

슬의생에는 뇌 수술 권위자가 자신의 어머니가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눈물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파킨슨병은 가벼운 손 떨림으로 시작해 점차 움직임이 둔화하고 몸이 굳는 무서운 질병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 운동능력을 조절하는 물질 도파민을 만드는 뉴런이 손상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의 뇌는 뇌혈관장벽 때문에 약물을 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뇌혈관장벽을 열어 약물을 얼마나 쉽게 통과시킬 수 있는지가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뇌질환을 정복하는 핵심인 이유다.

대구첨복재단은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뇌혈관장벽을 국소적, 일시적으로 열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듯 초음파 에너지를 치료가 필요한 특정 뇌 영역에 집속(Focused)해 치료하는 기술이다. 재단은 최근 뇌혈관장벽 개통 시 기계적 자극을 추가해 뇌 내 약물 전달량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했다.

재단은 또 지난 4월 5년간 20억원이 투입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그간 뇌혈관장벽 개통이 어려워 임상에 실패한 치매 치료제를 재단의 기술을 이용해 유효성이 있는지 검증한다.

'가상현실 연극'으로 치매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기도 하다.

치매 환자는 친숙한 상황을 연극으로 만들어 병세를 완화하는 연극 치료를 받기도 하는데 꾸준한 치료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에 재단은 가상현실을 이용한 디지털치료제로 치매를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지난해 한 기업과 치매용 디지털치료제 연구를 시작했고,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맞춤형 디지털치료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첨복재단 실험동물센터 연구진의 동물 수술 장면. 재단 제공

◆간호사 업무 부담 더는 스마트 병원

슬의생에서 간호사는 늘 바쁘다. 항상 환자의 체온과 혈압 등 기본 상태를 측정해 차트에 정리한다. 환자 상태를 의사에게 알리기 위해 중요한 작업으로 꽤 시간이 소요된다. 환자의 상태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데이터가 보기 쉽게 정리된다면 간호사의 업무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남는 시간은 환자가 필요한 부분을 더욱 세심히 살피면 의료 질도 높아진다.

대구첨복재단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로 '수술실과 병실의 스마트화'를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환자와 접촉 없이 카메라를 이용해 호흡과 맥박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술은 개발 중이다. 카메라와 전극마저 없이 맥박을 측정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수술실 내 간호사의 복강경 카메라 위치 보조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간호 보조 협동로봇 제어 기술'도 개발 중이다. 수술 집도의를 보조하는 로봇이 의사의 시선에 따라 지시를 수행한다.

블루투스를 이용한 초소형 무선 체온계도 개발하고 있다. 초소형 체온계를 환자에 부착해 체온을 재고 심전도나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는 고도화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수술실 내 동선과 음향을 추적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를 이용해 집도의 등 사람 인식과 실시간 위치 추적 기술을 개발하고, 지향성 마이크를 사용해 집도의 음성 인식률을 높인다. 수술실 안에서 의사와 간호사 간 원활한 지휘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재단은 부정확한 심장 박동 환자를 대상으로 몸속에 원활한 혈액 공급이 가능하도록 가슴 대신 허벅지 대동맥 혈관을 압박하는 혈액 순환 의료기기도 개발 중이며, 척추 CT 사진을 3D로 재구성해 사전에 연습할 수 있는 '척수 추술 플래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환자도 쉽게 알 수 있는 의료영상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쪽에 큰 종양이 보이네요". 슬의생 의사들은 환자에게 CT나 MRI 사진을 보여주며 증세를 설명한다. 그러나 환자에게 까맣고 하얀 의료 사진은 낯설게 보일 뿐이다. 의사조차 촬영 위치나 각도에 따라 증세를 놓칠 수도 있다. 의료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 증세를 판단하는 능력에서 의사의 역량이 결정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구첨복재단은 의사도 환자도 쉽게 알 수 있는 '의료영상 혁명'을 준비 중이다.

재단은 4차원의 흐름까지 촬영되는 '4D Flow MRI'를 이용해 3차원적으로 혈류를 가시화하고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위상차(Phase Contrast) MRI를 기반으로 2차원 단면의 흐름을 정량화하는 기술은 임상 단계에서 이용하고 있지만, 혈류의 3차원 가시화는 관련 소프트웨어 부재로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4D Flow MRI를 이용한 선진 임상 연구가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심뇌혈관 질환 진단처럼 민감도가 높은 혈류역학적 인자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피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의료영상 수준이 극도로 정밀하다는 뜻이다.

재단의 3차원 혈류 가시화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어느 부위에서 피가 느려지는지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경색이나 뇌출혈 예방진단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 추후에는 심뇌혈관 질환 진단을 넘어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 가능하다.

대구첨복재단 의약생산센터 연구진. 재단 제공

◆인공장기-뇌 잇는 신경전달 연구

인공 팔다리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뇌가 주먹을 쥐고자 했을 때 인공 팔이 정교하게 움직이기 힘든 것을 해결하는 문제다.

신경전달 연구는 뇌졸중, 편마비 환자에게 필요한 행동 교정뿐만 아니라 우울증, 뇌전증 환자 등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차세대 핵심 분야다.

대구첨복재단은 뇌의 신호를 말초신경까지 전달하고 연결하는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기존 말초신경 보철기는 사용 횟수가 증가하면 기계적 변형이 일어나 신호 전달 능력이 떨어진다.

재단은 코팅된 은 마이크로 입자와 기능성 유연전자소재를 활용해 말초신경을 만들면 여러 번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도 자극 전달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재단은 장기간 동물 실험을 통해 기존 보철기보다 안정적인 신호 공급·전달이 가능한 말초신경 보철기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올해 5월호에 실렸다.

대구첨복재단 관계자는 "의사는 보다 편리하고 수준 높은 의술을 실현하고 환자는 마음 놓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단 연구진은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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