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노동 실태 조사 신뢰성·타당성 의문 제기..."편향된 질문, 0.1% 미만의 표본으로 일반화 오류"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실태에 대한 몇몇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설문조사 대상이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로 편향되게 선택됐다는 지적에서부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팀은 쿠팡 물류센터 실태 관련 보고를 인용하며 "쿠팡 물류센터 직원 10명 중 7명이 과도한 업무강도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 7월 26일부터 한달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356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실태조사를 진행해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응답자 73.6%가 상지 근육통, 71.6%가 전신피로를 겪었다고 답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보고에서 근거로 삼은 설문조사의 응답자 대부분이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및 민주노총 노조원이 주도하는 특정 SNS 회원들로 추정된다는 반박이 나왔다. 또 설문 문항 또한 편향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고서의 신뢰도가 의심받고 있다.

대한산업보건협회 등 전문기관이 2019~2020년 실시한 업무강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쿠팡 주요 물류센터 근로자의 상당수(49.4%, 68.2%)는 일이 전혀 힘들지 않거나 견딜만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73%는 작업과 관련해 근육통 등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스트레스 평가 총점 역시 대부분 전국 근로자 평균 대비 하위 25~50%로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김 교수팀의 보고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김 교수팀 연구의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우선 조사 대상과 설문 내용이 편향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측은 "설문 홍보와 참여 경로가 노동조합 조합원만 가입 가능하거나 노조원이 주도하는 온라인 카페와 밴드에서 이루어졌다"라며 "현장 설문조사도 노조원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회사에 비우호적인 노조원들이 설문조사에 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 노동조합이 물류센터 노동실태 조사 관련한 노조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글.
쿠팡 노동조합이 물류센터 노동실태 조사 관련한 노조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글.

김수근 전 성균관대학교 교수도 기고를 통해 "안전보건공단 근로환경조사의 경우 전문 조사원이 수만 가구를 가정 방문해 1:1 개별면접조사를 진행하는데, 이를 특정 채널 등을 통한 노조의 참여 독려에도 불구하고 전체 작업자의 약 1% 정도인 356명이 참여한 설문 응답 결과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편향된 해석의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12개월 동안 겪은 건강상 문제'를 물었다고 하는데, 증상의 정도나 지속기간, 빈도 등에 대한 분석 없이 단순히 지난 12개월 동안 해당 증상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는 것이 직업보건적으로 얼마나 의미를 가지는 지도 의문이다"고 평가했다.

설문조사 전문기관들은 설문 문항에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노동강도에 대한 질문 항목은 '빨리 걷는 수준의 힘듦' 보다 높은 업무강도의 예시로 '100미터 달리기 수준의 힘듦'과 '마라톤처럼 체력이 고갈되는 수준'만을 제시해 질문 설계에서부터 부정적인 답변을 높이려고 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

또 '질병이나 건강 문제가 업무로 인한 것인지?' 등과 같이 판단이 어려울 수 있는 질문에 '모름/무응답' 항목을 두지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대답을 강요한 듯한 항목도 존재한다.

설문조사뿐 아니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공개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의 심박수 수치도 논란이다.

한 매체에 따르면 노조는 2~4주 가량, 야간조 노동자 13명을 대상으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24시간 심박수를 측정했다. 노조는 "가장 높게 올라간 날은 평균 97, 104, 112였다"고 주장했다.

김수근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업안전보건위원(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의학박사)은 "측정 대상 직원들이 물류센터 근로자들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고, 측정 당시 신체 및 심리 상태에 따라 변동폭이 상당한 심박수를 바탕으로 적정 근무시간을 언급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일평균 직원 수 3만여 명의 0.04%에 불과한 특정 근로자 13명을 대상으로 한 자의적이며 목적지향적 측정으로, 실제 근로환경을 대표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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