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짤려도 난 안 맞아…' 美 유나이티드 항공, 백신 거부 직원 600명 해고한다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메인 허브로 운영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항공기. 홈페이지 캡쳐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메인 허브로 운영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항공기. 홈페이지 캡쳐

신규 백신 접종자의 수가 급감하는 미국에서 대형 항공업체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00여 명의 직원들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 항공이 미국 주요 항공사와 대기업들 중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전체 직원 수는 6만7천명인데 항공사가 시한으로 정한 9월27일이 지나면서 아직까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593명의 직원들에 대해 해고 절차에 착수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항공사 측은 종료 미팅이 열리기 전까지 앞으로 며칠 동안 백신을 접종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와 브렛 하트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부 직원들이 이 결정(접종 의무화)을 꺼리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여러분들 가운데 일부는 사망이나 병원 입원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항공사 직원 6명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해 텍사스주 법원에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첫 심리는 다음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달리 델타 항공은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들을 해고하는 대신 오는 11월부터 월 200달러(약 23만원)의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하도록 했다. 델타는 이 정책을 도입한 이후 백신 접종률이 급상승했다고 밝혔다. 델타 직원들의 현재 접종률은 82%로 지난 7월(72%)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은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의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고 있다. 그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 1~2차 접종을 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행정동의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고 있다. 그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 1~2차 접종을 했다. 연합뉴스

대량 해고 예고가 비단 항공업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최근 미국은 접종율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 일부 기업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낼 때 백신 접종 여부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미국은 백신이 남아돌 정도로 풍부하지만 최소 1차례 백신 접종 인구 비율은 G7(주요7개국) 중 꼴찌에 해당한다. 이런 와중에 전염성이 매우 높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최근 70만명을 넘어섰다.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수단이 동원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구직자들한테 이력서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기재하도록 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6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고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의 선호에 더해 정부의 방역지침 준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바이든 정부는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에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일부 미국인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뉴욕주의 경우 주정부가 백신 미접종자를 병원에서 해고하도록 하는 강경책을 내놨지만 의료진의 16%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피하며 버티고 있다. 이 경우 백신을 거부하는 의사, 간호사 등의 병원 이탈로 '의료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주 서부 버펄로에 위치한 이리 카운티 의료센터(ECMC)는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3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ECMC는 그로 인해 인력 부족이 심해지면 신규 중증환자 수용을 중단하고 고관절 교체나 미용성형 등 긴급하지 않은 진료를 연기할 방침이다. 맨해튼 중심가의 뉴욕장로교병원도 지난 22일까지 직원 250여명이 백신 접종을 거부해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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