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3인방 어록(語錄) 감상기

최경철 서울정경부장 겸 편집위원
최경철 서울정경부장 겸 편집위원

3인방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말이 많다. 여권의 누구는 탈영병이라고 하면서 이들의 모든 행태에 대해 눈을 부라린다. 야권의 누구는 귀순용사라고 치켜올렸고, 다른 누구는 강제징집된 학도병이라고 하면서 대열에서의 이탈을 선택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3인방. 그들은 제1야당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그리고 아직 입당은 하지 않았지만 보수 야권에서 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세 사람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출입했던 기자는 요즘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연이어 쏟아내는 이들 3인방의 어록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야당 대선주자들이 집권세력에 대해 근거가 부족한 비판을 했다고 한다면, 이들 3인방의 말은 어휘 하나하나가 경험치에 근거한 것이어서 되새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문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며 청와대와 자주 소통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윤 전 총장은 "청와대의 힘을 확 빼야한다"면서 연일 청와대 중심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모임에 참석, "대통령실이 특정인에 대해 비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대통령제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라고 했다. 그는 민정수석실을 없애는 등 청와대 규모를 확 줄여야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최 전 감사원장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와 관련, 4일 대선 출마선언문을 통해 "대통령의 한 마디에, 오로지 이념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국가의 근간이 되는 정책이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을 봤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또 "이 정권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라는 원칙을 허물었다. 늘 국민 위에 있었다. 그들은 정치적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국민을 내편, 네편으로 분열시키는데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면서 "이 정부는 국민들이 이루어 놓은 성과가 자신들의 몫인양 자화자찬한다. 규제를 위한 규제를 남발하고 국가가 국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총리도 최근 펴낸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에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비판하면서 "정책실과 크게 부딪쳤다. 대통령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고하려고 준비했지만, 번번이 저지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 정부마다 '청와대 정부' 현상이 나타난다. 청와대의 과도한 권한과 역할을 내려놓고 책임장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3인방은 자신의 체험을 말과 글로 옮겨놓고 있다. 물론, 이들이 정치판에 몸담겠다는 결심을 굳힌 이상 약간의 과장도 섞여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멍청이는 아니다. 사실과 부풀리기의 경계지점을 정확히 잡아챌 능력쯤은 충분히 갖추고 있을 터.

3인방 어록에 시선이 집중되고, 무게감까지 실리는 것은 이들이 현 집권세력의 행태를 현장에서 목도한 핵심 공직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부자였고, 회고와 고백, 증언의 방식을 통해 과거 어떤 야당 대선주자도 할 수 없었던 목격담에 기초한 말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며 정권을 잡은 이들에게 "이건 나라냐"라는 반문이 쏟아지는 지난 4년여에 대한 회고의 시기, 3인방 어록은 곱씹어볼 대목이 적잖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 10월 21일 0시 기준 )

  • 대구 26
  • 경북 35
  • 전국 1,441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