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文정부 부동산 둑 쌓기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고대 중국 사람 '곤'(鯀)은 홍수를 막기 위해 수년에 걸쳐 치수 사업을 벌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제방을 쌓고 또 쌓는 방식으로 범람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둑은 터졌고 물난리는 계속되었다. 곤의 뒤를 이어 아들 우(禹: 중국 하나라 건국자)가 치수 사업을 맡았다. 그는 지형에 맞게 물길을 터줌으로써 불어난 강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해 범람을 막았다. 제방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지형과 조화롭게 물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둠으로써 수재를 막은 것이다.

정부가 '임대차 3법'을 작년 7월 31일부터 시행했다. 핵심 내용은 기존 세입자는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재계약 때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 취지대로라면 전셋값은 안정되고, 서민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쉬워져야 한다.

하지만 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었고, 전셋값은 폭등했다. 올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천734건으로 1년 전(4만4천 건)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 4억9천922만 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지난달 6억2천678만 원으로 25.6% 올랐다.(월간 KB주택가격동향 조사) 대구 아파트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1년 만에 10.17% 상승했다. 임대차법 이전 1년 동안 2.7% 상승의 4배에 가깝다.(한국부동산원 조사) '2+2년'이 부담스러워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고, 신규 계약의 경우 2년 뒤 올리지 못할 임대료까지 생각해 전셋값을 애초 왕창 올렸기 때문이다.

상황이 기대와 다르게 전개되자 정부·여당은 현재 '2+2년'을 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전셋값 범람을 막겠다며 둑을 쌓았는데, 물이 차오르니 둑을 더 높이겠다는 식이다. 자꾸 물을 가두어 물 폭탄을 만드는 짓이다.

정부는 "(집값 폭등은) 공급이 부족한 게 아니라, 투기 수요와 집값 상승 기대 심리 때문"이라며 국민을 탓했다. 집값 폭등 기대 심리를 만든 건 정부다. 매매든 전세든 온갖 규제와 법으로 누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재건축과 신규 택지를 공급해야 가격 안정 기대가 형성된다. 물 흐름을 무시하고 제방만 높이는 방식으로는 물난리를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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