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양궁이 강한 비결?…초3때 선수 선발 전폭 지원 '제2 김제덕' 기대 높여

초중고교 6곳에 양궁부, 경북 최다 전용 훈련장 보유…郡, 매년 예산 수천만원 투입
문형철 감독 탁월한 지도…38년간 전국 각지 궁사 키워
원조궁사 김진호 뒤이은 윤옥희, 김제덕…예천 양궁 명맥 이은 예천군 실업팀 김수녕, 장용호

'경북 예천=양궁'이란 등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김제덕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 2개를 따내며 올림픽 스타로 떠오르면서 그의 고향인 예천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김 선수에 앞서 많은 신궁을 배출한 예천을 조명해봤다.

◆예천 역대 대표 신궁은?

김 선수에 앞서 예천이 배출한 신궁으로는 김진호(60) 한국체대 교수와 윤옥희(36) 선수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여자 양궁의 '원조 스타'이다. 1975년 예천여중 2학년생 때 처음 활을 잡은 뒤 예천여고로 진학한 김 교수는 양궁 입문 3년 만에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 대한민국 양궁 역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어 다음해인 197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5관왕에 올랐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1983년 L.A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 ▷1984년 L.A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 등을 차지하면서 대한민국 양궁의 뛰어남을 세계에 알렸다. 김 교수가 선수 생활 중 수립한 신기록만 37개에 달하며, 1995년에는 그의 이름을 딴 국제양궁장까지 건립됐다.

'원조 신궁' 김진호 선수의 예천여고 2학년 생 시절 모습. 매일신문DB
'원조 신궁' 김진호 선수의 예천여고 2학년 생 시절 모습. 매일신문DB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김수녕과 장용호 선수. 예천군 제공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김수녕과 장용호 선수. 예천군 제공

김진호 윤옥희 김수녕 장용호.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진호 윤옥희 김수녕 장용호.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다음 바톤을 이어받은 신궁은 윤옥희(36) 선수다. 예천동부초와 예천여중, 예천여고를 졸업하고 예천군청 소속 선수로 영입돼 현재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윤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지난해에도 한국 양궁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뛰어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여자부 세계 랭킹 1위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윤 선수의 빈 자리는 김제덕 선수가 메웠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천신만고 끝에 올해 태극마크를 단 김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2관왕 차지하며 단번에 예천이 낳은 신궁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예천군청 소속 선수로 활약한 대표 신궁에는 김수녕 스포츠 해설가와 장용호 코치를 꼽을 수 있다.

김 해설가는 1999년 29세의 나이로 예천군청 소속 선수로 영입됐다. 결혼 후 긴 공백기에도 그는 당당히 국가대표에 선발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김 해설가가 거머쥔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 보유자'라는 타이틀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전남 고흥 출신의 장 코치는 1999년 예천군청 소속 선수로 발탁돼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진호 교수는 "예천의 후배 선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올 때마다 내가 메달을 딴 것처럼 흥분되고 기쁘다"라며 "김제덕은 아주 뛰어난 실력만큼 스타성을 겸비한 '신세대 신궁'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진호의 이름을 딴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도지사기 양궁대회가 열린 모습. 매일신문DB
김진호의 이름을 딴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도지사기 양궁대회가 열린 모습. 매일신문DB

◆예천의 양궁은 강한 이유는?

예천의 양궁이 성장하는 밑바탕에는 김 교수가 있었다.

그의 빛나는 활약에 힘입어 예천은 양궁의 고장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예천군은 '양궁의 고장'이란 입지를 다지기 위해 1995년 김 교수의 이름을 딴 국제양궁장을 건립해 인재 육성에 본격 나섰다.

이런 밑거름을 통해 예천은 경북지역 초·중·고등학교 중 가장 많은 양궁부 전용 훈련장을 보유한 지역이기도 하다.

양궁부가 있는 예천초교와 동부초교는 3학년생부터 선수를 발굴한다. 체육 수업 시간이나 활쏘기 체험을 통해 재능을 보이는 선수들을 우선 선발하고 지원한다. 초등부 때는 지도자들이 가장 기초가 되는 기본기부터 어린 선수들이 양궁에 재미를 느끼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보살핌' 지도를 중점적으로 한다.

이후 선수들은 예천중이나 예천여중으로 진학해 실력을 본격적을 닦는다. 중등부부터는 기록경기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도자들은 상대 선수와의 대결에서 우의를 선점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한다.

중등부에서 활을 놓지 않는 선수들은 예천여고나 경북일고로 진학하고 이 때부터 본격적인 국가대표를 준비하게 된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선수들은 정교한 기술 훈련과 선수로서 롱런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런 과정에서 예천군의 아낌없는 지원이 뒤따른다. 예천군은 양궁부가 있는 초·중·고교 6곳에 매년 양궁장비 및 훈련비 등 1천만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양궁체험교실 운영비, 물품구입비 등 3천만원도 별도 지원한다.

여기에다 활과 화살 등도 적극 지원한다. 고등부 선수들이 연간 쓰는 활은 300만~4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선수 1인당 사용하는 화살도 연간 500만원 상당이 드는데, 이를 예천군이 지원하고 있다.

예천 양궁의 끝판왕은 실업팀이다. 그 중에서도 문형철 감독을 빼고 예천 양궁을 논할 수 없다. 그는 1984년부터 현재까지 38년간 예천군청 소속 감독을 맡으면서 예천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궁사를 예천군청 소속으로 발탁해 신궁으로 키워내고 있다.

은퇴 후 평범한 주부가 된 김수녕 해설가를 6년 만에 예천군청 소속 선수로 영입, 1년 만에 다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만든 이도 문 감독이다.

문 감독은 "예천은 초·중·고등부 선수를 거쳐 탄탄한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좋은 여건이 갖춰져 있고 실력 좋은 지도자들이 다수 포진돼 있어 선수들의 기량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예천군의 전폭적인 지원도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천군청 실업팀 문형철 감독. 매일신문DB
예천군청 실업팀 문형철 감독.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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