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그럼 무엇이 필요할까?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미루야마 마사키 글 / 황금가지 / 2021년)

낮에 뜬 달-김나현
낮에 뜬 달-김나현

미스터리 소설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는 코다(CODA) 출신의 법정 수화 통역사 아라이 나오토가 주인공인 '데프 보이스'의 3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이다. '데프 보이스(Deaf voice)'는 선천적인 농인의 목소리, 코다(CODA)는 농인 부모를 둔 청인이다. 아라이는 여느 코다들이 그렇듯 글을 배우기 전부터 가족 전담 통역사, 농인과 청인 두 세계의 연결자였다.

"아라이는 울면서 엄마를 불렀다. 그러나 엄마는 돌아보는 일도, 멈춰 서는 일도 없었다. (중략) 앙, 엄마는 듣지 못하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아리이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동시에 배우기도 했다. 넘어져서 울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을. 그 이후 그는 넘어져도 울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저자 마루야마 마사키는 '데프 보이스-법정의 수화 통역사'로 제18회 마쓰모토 세이초상의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는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코다와 농인처럼 장애를 가졌거나 세상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소설에 담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는 고향을 떠나 객지를 떠돌다 죽은 한 농인의 비극적인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이다. 이 과정에서 아라이는 수화를 배우지 못한 농인들의 수화, 오랫동안 소외된 지역의 수화는 방언처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문 현실 속에서 코다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병원, 회사, 방송, 재판 등에서 농인 가정의 청소년, 농인인 산모, 연예인, 직장인 등이 겪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사이타마 현에서 17년 간격으로 벌어진 살인사건을 계기로 법정 수화 통역사가 된 아라이는 법정에 서서 소수의 농인이 다수의 청인과 일하는 농인의 노동현장에서 투명인간처럼 취급받는 것을 있는 그대로 전하려 노력한다.

"저는 있는 힘껏 들리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려고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민폐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입 모양을 읽어 내려고.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어 전하도록. 저는 그렇게 해서 열심히 걸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들리는 사람들인 당신들은, 조금도 옆을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라이는 청인의 세계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 농인에게 있다면, 모두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들리는 사람과 들리지 않는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세상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몫을 다하는 모습이 울림을 준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신곡에서 즐겁게 춤추는 것은 허락 받을 필요 없으니 함께 춤추자고 국제수어로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이 내게 춤추자고 했어!"라며 몇 년 만에 말을 걸어온 사촌과 '퍼미션 투 댄스'를 춘다는 아미의 글이 보인다. 영상에 보라색 풍선을 든 아이들이 맑게 웃으며 뛰어간다. 'Don't need to talk the talk(말은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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