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스토리텔러 노유진의 음식 이야기]팥으로 떠나는 피서

팥빙수
팥빙수

날이 더워지고 휴가철이 시작될 때쯤이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팥 넣고 푹 끓인다. 설탕은 은근한 불 서서히 졸인다 졸인다~ 팥빙수 팥빙수 난 좋아 열라 좋아~ 팥빙수 팥빙수 여름엔 이게 왔다야~~(팥빙수 가사중에서)

빙수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개인의 취향과 입맛에 따라 빙수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런데도 빙수 마니아들은 역시 빙수는 팥빙수가 최고라며 팥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

얼마 전 지역에서 열린 음식 박람회에 다녀왔다.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가공식품들이 전시되고 현장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그 안에서 여전히 인기 부재료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팥을 발견했다. 빵류, 떡류 빙과류…. 남녀노소 즐겨 먹는 간식류에 팥은 늘 함께했다. 우리나라 절기 음식에도 운을 부르고 액을 쫓아내는 재료로 팥은 확실한 역할이 있었다.

팥

팥의 붉은색은 '양(陽)'을 상징함으로써 '음(陰)'의 속성을 가지는 역귀나 잡기를 물리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팥은 우리를 역신으로부터 지켜주는 의미를 넘어 그 자체로서 영양과 기능성 측면에서 이로운 점이 많다. 한국, 중국 등 동양의 온대 지방에서만 주로 재배되어 온 팥은 성질이 차가워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주로 해열, 부종, 산전후통, 종기 등을 치료하는 약재료 사용되었다.

민간요법에 의하면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 붉은팥을 삶아 국물과 함께 먹기도 했고 특히 이뇨작용이 탁월해 신장병이나 각기병으로 인한 부종에도 이롭다. 곡류 중에는 드물게 비타민 B1이 많아서 (100g 중 0.56mg가량 함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므로 흰쌀에 팥을 섞어 밥을 짓는 것은 영양 측면에서 궁합이 잘 맞다. 혈액순환을 돕는 팥의 이로운 작용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혈압 안정 및 혈관계 질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이처럼 좋은 기능을 가진 음식도 누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득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기도 하므로 편중된 섭취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의서 '동의보감'에는 팥의 성질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팥은 뾰루지와 피고름을 없애고 설사를 그치게 하여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수종과 창상을 다스리며, 편안하고 차가우며 혹은 따뜻하며 맛은 달고 시며 독이 없다고 하나 오래 복용하면 사람을 야위게 하고 마르게 한다.

이러한 팥의 성질을 이용하여 옛 조상들은 민간식이요법 음식으로 팥죽을 많이 조리하여 먹었다. 팥에는 비타민 B1뿐만 아니라 탄수화물(56%)과 단백질(21%)도 풍부한 식품으로 지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A, 비타민 B2 등도 고르게 함유하고 있다. 팥에 함유된 사포닌이라는 특수성분은 인삼에 들어 있는 약용 성분으로 항암 효과 및 성인병 예방 등 건강에 두루 좋다.

팥빵
팥빵

팥에 들어있는 영양성분들을 제대로 섭취하기 위해서 팥은 겉껍질째 먹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껍질에 풍부한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팥은 조직이 단단해 밥을 지을 때는 따로 삶아서 넣어야 하고 앙금을 끓일 때도 오래 끓여야 한다. 간혹 빨리 무르게 하기위해 소다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비타민 B1이 파괴되므로 좋지 않다.

단맛을 위해 첨가하는 흰 설탕은 사포닌을 분해하므로 흑설탕이나 꿀을 넣는 것이 좋으며 소금은 단맛을 살리고 영양도 보존하므로 건강한 팥 맛을 즐기는 데 도움을 준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 여전히 코로나의 기세가 꺾이지 않아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계곡이나 바다로 피서를 떠나기 부담스럽다면 집에서 한 컵의 팥으로 피서를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빙수용 팥 삶는 방법]

한 컵 분량의 팥에 1.5배의 물을 붓고 끓어오르면 첫물은 따라 버린다. 다시 10배의 물을 붓고 팥이 무를 때까지 푹 삶는다. 삶은 팥에 소금과 흑설탕으로 간을 하고 물이 자작하게 남아 있을 때(끈적한 정도) 불을 끈다.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빙수 위에 얹어서 맛있게 먹는다. 이때 볶은 콩가루를 한 스푼 얹어 먹는 것은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푸드스토리텔러 노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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