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과연 중산층은 존재하는가?

중산층은 없다/ 하다스 바이스 지음/ 문혜림·고민지 옮김/ 산지니 펴냄

중산층의 몰락은 그 사회의 경제가 위험하다는 지표로 읽힌다. 매일신문 DB
중산층의 몰락은 그 사회의 경제가 위험하다는 지표로 읽힌다. 매일신문 DB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산층의 증가와 쇠퇴는 중요한 이슈다. 중산층의 몰락은 그 사회의 경제가 위험하다는 지표로 읽힌다. 하지만 사람들은 중산층을 산출하는 범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산층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목적을 가지는지 풀어낸다. 저자는 "우리는 결코 중산층이었던 적이 없고,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만 존재한다"고 비판하면서 "그 이데올로기 핵심은 바로 '투자'"라고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주식, 펀드, 부동산, 가상화폐, 유·무형 자산에 열광적으로 투자한다. 은행과 증권사는 목청껏 투자를 홍보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저축 이자가 낮아졌으니 은행에 돈을 넣어 손해 보지 말고 금융 자본에 투자해 이윤을 챙기라고 종용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사회 구조적으로 투자를 강요받지만, 주도적인 자기 결정으로 투자했다고 여기고, 이런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의 자산을 지닌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품었다고 지적한다. "자본주의에서 가계 재산을 늘릴 가능성이 점차 커지자 노동자들은 주택이나 주식, 보험, 학위, 전문자격증, 그 밖의 유·무형의 재산에 투자하지만, 그들의 자산 가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인해 손해를 보거나 이를 메우기 위해 계속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런 끊임없는 투자로 인해 투자한 사람들은 지속적인 불안정과 부채, 강박적인 과로에 시달리게 되고, 또 엄청난 값을 치르지 않고서는 투자에서 손을 뗄 수도 없고 그로 인해 큰 손실을 얻게 되더라도, 투자는 자신의 결정에 의한 선택이기 때문에 투자의 모든 손실 역시 개인의 책임이라고 여긴다. 저자는 "이 위험성에 대해서 자본주의는 함구하고 있다"며 "자본주의는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착취를 은폐할 뿐"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또 우리가 자본에 투자하면 할수록, 사회의 중요한 가치나 공동의 이익보다는 내가 투자한 곳의 이익에 더 치중하게 되고, 사람들은 점점 사적 이익에 따라 재정립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맺는말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에 스며든 이데올로기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찬동할 만큼 아둔하지 않다. 우리는 성찰하고, 비판하고, 집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서 "허상에 불과한 중산층이 되기 위해 힘쓰기보다 투자를 강요하는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넘어서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72쪽, 2만원.

책 '중산층은 없다'
책 '중산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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