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뜨리는 질환] ⑧ '땀 줄줄' 다한증

자주 씻고, 천연 소재 옷, 요가·명상 도움 돼요
불편 정도 심하다면 항콜린제나 보톡스 주사 통해 조절 가능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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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유난히 불안감에 떠는 이들이 있다. 바로 다한증 환자들이다. 남들은 "더우면 땀나는 게 당연하지"라고 쉽게 여기지만, 몸 곳곳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불편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다한증 환자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

영업 업무를 하느라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악수를 자주하는 직업을 가진 A(35)씨는 "미팅 전 손을 씻거나 손수건으로 아무리 손을 닦아도 땀이 흥건하다보니 남들이 악수를 하자고 내미는 손을 선뜻 잡기가 너무 두렵다. 특히 와이셔츠 겨드랑이 부분이 축축하게 젖어 남보기 부끄럽기도 하고 악취가 나지 않을까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불편의 정도에 따라 치료 필요 결정

땀은 신체의 자연스런 체온조절 기전에 따른 것이다. 우리 몸에는 약 200~400만 개의 땀샘이 있는데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이마, 얼굴 등처럼 땀샘이 촘촘하게 분포돼 있는 곳도 있고 귀두부나 결막처럼 땀샘이 아예 없는 부분도 있다.

진피 깊숙하게 박혀있는 땀샘은 땀 흘릴 없는 날씨에도 쉬지 않고 작동한다. 적정량의 땀을 통해 체온조절을 해 줄뿐만 아니라 천연 보습제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다.

땀 분비량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과도하게 많이 흘려 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다한증의 유병률도 나라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유럽이나 호주는 0.8%, 동남아 지역은 3% 정도로 보고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 정도가 다한증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난다. 문화나 생활습관, 날씨 등에 따라 땀을 많이 흘려 불편함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다한증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남녀 성비를 봤을 때 4대 6 정도로 여성 환자가 조금 더 많은 편"이라며 "이 역시 땀에 대해 직업이나 환경, 사회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신적 발한이 많아

다한증은 범위에 따라 전신성과 국소성, 원인에 따라 1차성과 2차성으로 분류한다. 1차성 전신다한증은 특별한 원인 없는데도 많은 양의 땀을 흘리는 경우다.

이에 비해 2차성 다한증은 결핵이나 갑상선 기능항진 등 다른 근본 질환이 있어 부수적으로 유발되는 것을 일컫는다.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뇌하수체 기능저하증, 폐기종, 파킨슨씨병, 다양한 약제가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주로 전신 다한증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원인이 뚜렷하다보니 다한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부터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1차성 국소다한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손바닥, 발바닥 및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며, 정상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25% 정도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저절로 호전되기도 한다. 6개월 동안 뚜렷한 원인이 없으며, 양측성이면서 대칭적, 25세 이전에 발병하고, 수면중 땀분비가 많지 않은 경우에 국소다한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손이나 발 등 국소부위에서 시작한 다한증이 계속 악화할 경우 전신다한증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몸에 지속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항진되면서 자율신경계의 조화와 균형을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신체적 긴장 상태에서 교감신경의 과민 반응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땀이 배출되는 것이다 보니 보통 '정신적 발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흔히 다한증은 여름철에만 고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부 환자들 중에는 오히려 겨울철 땀이 났다가 그 땀이 마르면서 손발이 급격히 차가워져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약물 복용만으로도 상당한 치료 효과

일상생활 속에서 다한증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자주 씻어 땀샘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땀 흡수율이 좋은 면이나 실크 등의 천연소재 옷이나 신발을 착용하며 ▷긴장을 풀어주는 요가와 명상, 다양한 신체적 릴렉스요법 등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저히 불편함을 견디기 힘들다면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국소다한증의 경우에, 도포제인 염화알루미늄(드리콜로)은 땀샘을 막아 땀 분비를 억제한다. 먹는 약물로는 주로 항콜린제가 사용된다. 항콜린제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약물이다.

이 교수는 "다한증 환자의 70~80% 정도는 약물 복용만으로도 증상이 일정 부분 호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생활 속 스트레스까지 가중된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손발 등 국소부위 다한증이 심할 경우 보톡스 주사를 통해 땀 배출을 차단하기도 한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손발 등 국소부위 다한증이 심할 경우 보톡스 주사를 통해 땀 배출을 차단하기도 한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약물 치료로도 땀분비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그 이후 시행하게 되는 것이 보톡스 주사다. 보톡스는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여, 근육의 움직임을 일정 기간 동안 마비시키는 작용을 한다. 같은 기전으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할 경우 땀이 억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보톡스의 효과가 3~6개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시술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교감신경차단술이나 절제술을 시도하는 경우는 전체 다한증 환자의 5% 미만에 불과하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흉강내시경을 활용해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배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다한증의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 위치가 다르다. 신경파괴제를 이용해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이 교수는 "한 때 교감신경차단술이나 절제술이 각광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수술 후 기존 부위와는 다른 곳에서 보상성 땀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움말 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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