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 CEO] <3>정연국 디젠 대표

“인포테인먼트 분야 트렌드 급변해 민첩하게 대응해야”
“대구지역 미래차 대비 여력 악화, 세분화된 지원 필요”

정연국 디젠 대표이사.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정연국 디젠 대표이사.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난 1999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에서 시작한 디젠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대구뿐 아니라 국내를 대표하는 전장업체로 성장했다. 2015년부터는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와 커넥티드카 관련 회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신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디젠을 성장시킨 한무경 전 효림그룹 회장이 제21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경영에 손을 뗀 뒤 디젠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연국 대표(효림그룹 부회장)를 만나 전장기업의 미래차 대비 상황을 들었다. 최근 쌍용차 사태로 거액의 납품대금이 묶인 디젠을 이끄는 정 대표는 위기 속에서도 차부품산업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쌍용차 상거래채권단 대표라는 중책을 맡았는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로 구성됐다. 법원이 회생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회생 결정이 나더라도 협력업체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업체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상거래채권을 담보로 일부 금액을 지급보증하는 방식의 대출지원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최근 협력업체 줄도산을 우려해 5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결정한 바 있는데 지역에서도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

▶전장기업이다 보니 구동계 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래차 준비가 급박하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

-그렇지는 않다. 디젠의 주력인 차량 인포테인먼트 영역은 소비자 취향이 급속도로 바뀌는 분야다. 그만큼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커지고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대비해 디젠은 주력해 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전자 정보 제공과 안전 지원까지 가능한 '하이퍼 바이저 통합 디지털 콕핏(cockpit)'을 개발 중이다. 비행기 조종석에 앉은 느낌을 주면서 모든 기능이 한곳에 모인 디스플레이라고 보면 된다.

▶디스플레이 분야 이외에도 준비하는 미래차 아이템이 있는가?

-자율주행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2015년 BSD 레이다 개발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자율주행솔루션 전문업체 언맨드솔루션을 인수했다. 지난해 한국자동차연구원으로부터 AEB(긴급제동시스템) 기술을 이전받는 등 ADAS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가격이 비싼 AEB 옵션을 저가화한 제품을 연말 생산해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지역 차부품업계의 미래차 대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한 마디로 '용두사미'다. 시작 단계에서는 의욕적이지만 대비하는 흉내만 내다가 결과는 온데간데없는 경우가 많다. 이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인데 이렇게 해서는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대구의 경우 1차 협력업체는 상황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핵심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2, 3차 협력업체는 준비가 더디다. 나날이 높아지는 제조경비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미래차를 대비할 여력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지난 5년간 국내 제조업계의 경쟁력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해 역주행했다. 수출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국내 제조업체 구조를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고 근로시간이 규제되는 등 점차 기업을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인 것 같다.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가?

-중견기업 중 많은 곳이 '중소기업 회귀'를 검토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특히 대구는 전국과 비교해 중소기업 회귀를 검토한 비율이 높다. 지역에 차부품업체의 비중이 높아서 그런 것일 텐데, 차부품은 이익률 대비 매출이 높아 중소기업 기준을 빨리 초과하게 되고 충분한 준비를 하기도 전에 지원이 없어지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몸집과 체력을 기르도록 산업별, 기업별 세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

▶또 다른 어려움은 무엇이 있는가?

-역시 인재 수급 문제다. 지역인재를 채용해 기업에 맞는 연구인력으로 육성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지역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역기업이 수도권에 비해 좋은 대우를 제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역에 정착할 정주 여건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 문제는 개별 기업이 풀기 힘들다. 지자체는 물론이고 정부가 긴 안목을 가지고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디젠의 향후 방향성을 설명한다면.

-모든 기업의 정책 결정은 'going concern'(계속기업)을 목표로 이뤄진다. 회사가 문을 닫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전제하에 기술도 개발하고 생산도 한다는 의미다. 계속기업은 결국 사람이 있어야 달성 가능하다. 창의력과 도전정신, 상호존중과 주인정신을 갖추고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려 노력할 것이다. 신기술과 최상품에 기반한 고객 만족은 기본이다.

최신 기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 6월 27일 0시 기준 )

  • 대구 91
  • 경북 200
  • 전국 3,429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