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묘지서 무릎 꿇은 김종인…"죄송하고 또 죄송"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 보수정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날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해 혁신을 당부한 데 이어 이 같은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최근 지지율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중도 외연 확장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탈 지지층까지 끌어안으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무릎 꿇은 김종인 "광주시민에 용서 구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도착 직후 5·18 민주묘지를 방문, '민주의 문' 앞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떨리는 목소리로 낭독했다.

그는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비극적 사건(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5월 정신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행동에 우리 당이 엄정한 회초리 못 들었다", "일부 정치인들까지 편승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 참여 전력에 대해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한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며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5·18 민주화운동 재론 없다"

김 위원장은 참배에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훼 시도에 대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확정된 사안"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통합당도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확신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5·18로 인해 광주와 호남 민심이 통합당에 상당히 서운해 했던 것을 안다"며 "과거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앞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서의 기틀을 확립해나갈 작정이라 이것이 마치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 더는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김 위원장은 최근 추진하는 '5·18 민주화운동 연금지급법'에 대해서도 "당내 이견이 제기되더라도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은 5·18 유공자들의 예우를 강화하고 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발의 준비 중이다.

다만 이것이 민주당이 통합당에 요구하는 ▷5·18 역사왜곡처벌법 ▷5·18 공법단체설립법 ▷5·18 민주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5·18 3법' 처리 협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도 "국회 내에서 양당 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선 협조하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통합당 관계자 역시 "앞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5·18 40주년 기념식에서 '5·18 관련법 개정을 전향적 입장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한 바 있는데 이는 공법단체설립에 대한 부분이었다"면서 "이처럼 전향적으로 따져볼 것은 논의하겠지만 '과잉'이 있어서도 안 되는 만큼 관련 상임위에서 숙고할 문제"라고 했다.

◆靑 회동 의제로 '코로나 극복 방안' 제시

김 위원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최근 청와대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 영수회담에 대해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성숙됐을 때 만남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회동 의제로는 "당면한 현안은 코로나19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함께 가져오는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도 난제"라며 "이 모두가 정부 재정과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이것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현장의 민심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국민이 가장 관심 있고 아픈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면서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 만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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