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케언즈에서 출생해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는 빛과 어둠, 지식과 무지, 정보와 비정보 등 양극 사이에서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작가는 인류의 집단적 지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복수성'(Plurality)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그는 호주 원주민 출신이라는 자신의 배경에 맞춰 호주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꾸준히 재해석하고 있다. 그의 관점은 유럽 중심적 역사 서술에 끊임없이 반문하며 호주의 역사 형성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한 다양한 이미지를 빌어 회화를 제작하고 있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은 다니엘 보이드의 국내 첫 개인전 '항명하는 광휘'전을 열고 있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의 낭만적인 개념을 경계하며 일반적인 역사관이 놓친 시선을 찾아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현재 세계의 질서를 재고할 수 있는 신작들을 선보인다.
다이엘 보이드의 회화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회화의 상당부분이 풀로 찍은 하얀 점으로 구성, 내용의 정보 값 중 일부를 가리는 모양을 띠고 있다. 이때 각 점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상징하는데, 여기서 작가는 수많은 렌즈를 장착해 이 세상을 단일의 역사구조가 아닌 다수의 서사로써 읽어내고자 한다.
사실 화폭의 점들은 호주 원주민의 전통회화 기법을 모방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과거 호주 원주민들이 그림에 찍은 점들이 '상징적인 지혜의 운반체'로 기능했다면, 보이드 그림에서 점들은 일종의 광학장치로써 이를 통해 감상자들은 작가가 그려놓은 양과 음 사이 영역을 적극 연관지어 회화를 독해하고 과거와 현재 사이 시점을 재조율하게 만든다.
그는 복수의 관점과 시점을 배양해 단일한 혹은 즉각적인 의미 전달을 미루고 있다. 그 대신 감상자인 우리가 그 어둠 내지는 미지의 영역을 각자의 지식, 배경, 상상력으로 채워 밝히며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작품을 통해 웅변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런던 자연사 박물관, 캔버라의 호주 내셔널 갤러리, 호바트의 타즈마니아 박물관, 멜버른의 내셔널 빅토리아 박물관, 시드니 뉴 사우스 웨일스 아트 갤러리 등 다수의 박물관과 갤러리에 소장되고 있다. 전시는 2월 29일(토)까지. 문의 051)758-2239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이재명, 대통령 만나 격 높이려는 것 넌센스…당이나 봉합하시라"
"수박 역겹다" 개딸 문자에…비명 이원욱 "李, 재명이네 마을 이장 그만둬야"
[세풍] 이재명 대표 겨우 허들 하나 넘었을 뿐
꽃길만 찾나? 강남·영남만 뜨거운 국민의힘 총선
조국 "문재인·이재명 수사하듯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수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