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 소재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유가족 시사회

"대구 지하철 참사 트라우마 겪는 분들께 위안되길"…중앙로·대구역·중부소방서에서 핵심 장면 촬영
(재)2·18안전문화재단서 참사 유가족 의견 대폭 반영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장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장면.

대구 도시철도 중앙로역 화재 참사(이하 중앙로역 화재 참사)를 소재로 한 최초 상업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올 추석 개봉한다. 제작진은 대구시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사고를 다룬 만큼 참사 유가족 의견을 크게 반영하고 대구 현지 촬영 비중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지적장애인인 주인공 철수(차승원 분)가 소문난 맛집 '대복 칼국수' 수타 달인으로 인기몰이하던 중, 자신도 모르던 딸 샛별(엄채영 분)의 존재 덕분에 자신의 과거사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반전 코미디 영화다.

전개 과정에서 철수는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에게 큰 트라우마를 안긴 중앙로역 화재 참사 현장에 투입된 전직 소방관이었음이 드러난다. 이후 영화는 참사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5일 이계벽 감독에 따르면 감독과 제작진은 2018년 6월 영화 크랭크인을 앞두고 제일 먼저 참사 유가족이 모여 만든 (재)2·18안전문화재단을 찾아 시나리오를 보여주며 상의를 요청했다.

애초 영화는 중앙로역 화재 참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서 철수라는 인물의 배경을 설명하는 한 소재로만 다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가족과 대화하며 많은 자문과 조언을 구한 끝에 영화 얼개를 대폭 수정했다.

2·18안전문화재단 관계자는 "첫 영화화 소식에 두려움이 앞섰다. 유가족에게는 잊고 싶지만 잊어서는 안 될 슬픈 역사다. 어설프게 다뤄져 유가족이 재차 상처입지 않을까 우려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의 아픔과 안전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달라고 요청했고, 감독과 제작진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참사는 철수를 둘러싼 '반전'의 열쇠가 됐다. 실제 참사 때 지하철 통로로 진입해 기계실 속 시민 12명을 구출한 소방관 사연을 토대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참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구 소방관을 여럿 만나 인터뷰하는 등 사고 장면을 생동감 있게 재현하고자 힘썼다. 사고 현장 연출을 맡은 이나겸 미술감독도 중앙로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참사 기록을 살펴보는 등 세심하게 재현에 임했다.

이계벽 감독은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세월이 흐르고도 여전히 고통 속에 계신 유가족을 보며 진솔하고 자세히 그분들 얘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철수의 지적 장애 설정이 필요하냐는 의문도 나왔다. 제작진은 "철수는 사고 후유증을 지닌 인물로, 희화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결핍이 있는 사람이 잊고 지내던 가족을 만났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장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장면.

생동감을 살리고자 제작진은 17차례에 걸친 주요 장면을 대구에서 촬영했다. 대구시민야구장, 대구역·동대구역, 중부소방서, 북부경찰서, 동성로, 도시철도 중앙로역 일대를 핵심 배경지로 삼았다.

철수와 샛별이 야구장에서 이승엽(특별출연) 전 삼성라이온즈 선수를 만나고, 철수가 소방서에서 근무하던 중 참사 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 등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와 소방·경찰로부터 촬영 장소를 제공받거나 교통 통제 협조를 받기도 했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대구 출신인 주인공들의 실제 생활공간을 염두에 뒀다. 타지역의 비슷한 공간을 찾아 촬영하기보다는 대구라는 현장감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대구역부터 동성로까지 한 번에 이동하는 장면이 있었다. 영화와 무관한 시민, 차량 등이 화면·음향에 나올까 걱정도 됐지만,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통제에 응해준 덕분에 손쉽게 촬영을 마쳤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제작진은 오는 11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7일 하루 모두 1천800석 규모의 대구 무대 인사 시사회를 연다. 이날 참사 유가족과 대구 소방대원 수십 명에게 영화를 최초 공개하는 VIP 시사회도 마련했다.

이 감독은 "좋은 영화로 참사 유가족과 소방관들께 보답하고 감사와 응원을 직접 전하고자 초청 시사회를 마련했다"며 "영화를 계기로 많은 이들이 여러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께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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