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의 세상을 비추는 스크린] 에드워드

영화 이전에, 움직이는 사진이 있었다

사진사 에드워드의 인생 기록

일'가족 두개의 플롯으로 진행

역사'교육적 자료로 가치 충분

1893년 미국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 1895년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의 시네마토그래프 덕분에 영화가 최초로 탄생하였다는 공식 기록이 있기 전, 영국의 에드워드 마이브리지의 주프락시스코프가 있었다. 바야흐로 영화의 시대가 되었던 20세기를 코앞에 둔 세기말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각국의 걸출한 발명가들은 정사진에 움직임을 넣은 활동사진을 창조하고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영화 '에드워드'는 영화 탄생 전사(前史)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사진사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움직임을 사진에 담기 위해 바쳤던 그의 인생을 기록한다. 유명 사진작가 에드워드(마이클 에클런드)는 한 파티에서 플로라(사라 캐닝)를 만나고 서로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사물의 동작을 사진에 담고 싶었던 그는 플로라와 함께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촬영장을 만든다. 이후 에드워드는 여러 대의 사진기를 이용하여 동물과 사람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담는 작업에 몰두한다. 그리고 이에 비례하여 홀로 가정을 지키는 플로라의 불만도 커져만 간다.

영화는 두 개의 플롯으로 진행된다. 에드워드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사진작업, 그리고 훨씬 어리고 아름다운 아내와의 사랑과 파멸. 에드워드는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고 시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을 잃어버린 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적이 있다. 그는 시각을 점차 되찾자, 움직이지 않는 인체일지라도 끊임없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으며, 순간의 움직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고 그 모든 것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했다.

마이브리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달리는 말의 연속 사진이다. 이 사진으로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할 수 없었던 사실, 즉 말의 네 다리가 공중에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카메라의 눈으로 보게 되었다. 1885년 12대의 사진기를 동원한 이 역사적인 시도는 인류가 기계장치의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었음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연속 사진을 주프락시스코프라는 기계 장치에 넣어 돌리면 동물이나 인간의 움직임이 끝없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도박으로 시작했고, 그리고 하나의 놀잇거리로 옮겨갔다. 동물의 움직임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과학적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옷을 걸치지 않은 신체 그 자체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벌거벗은 젊은 남녀가 온종일 대학 캠퍼스 한쪽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돌아다니자 마을 사람들은 그를 정신이상자이며 도덕심이 모자란 변태로 몰아간다. 그러나 그의 과학적 호기심은 말릴 도리가 없다.

연속사진 작업의 성공과 명성에도 에드워드의 사생활은 불행으로 치달았다. 인간의 나체가 외설이 아니라 지적 호기심이라는 항변은 시대를 전복하는 자의 모습이지만, 젊은 아내를 의심하고 그녀에게 집착하며 꽁꽁 묶어두려는 태도는 구시대적인 봉건주의자로서의 모습이다. 그의 이중적인 생각과 태도는 자신을 파멸로 밀어 넣는다.

평생 여러 도시를 여행했던 마이브리지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에도 머문 적이 있기에, 영화는 캐나다에서 제작되었다. 외모와 성격을 보면 에드워드는 꽉 막힌 노인이다. 그러나 그의 집착과 고집이 있었기에 곧 '영화'라는 새로운 기계이며 문화이자 상품을 우리는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영화는 그의 숭고한 장인정신을 담는다. 비극적인 인생사 탓에 그의 업적은 더욱 슬프게 다가온다.

이 영화는 '영화 탄생'이라는 교육적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역사책에서 '연속사진과 주프락시스코프'라는 한 줄로 소개된 인물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했던 그의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노력은 필름의 역사를 한층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켰다. 외롭고 불행한 인생을 희생하고 얻은 마이브리지의 10만 장의 사진과 그 성과는 영화 탄생의 길을 훨씬 더 빨리 열어젖혔고, 훗날 우리는 그의 노력의 성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

마이브리지가 1893년 에디슨과 조우하는 장면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를 예감하고 질투심과 패배감으로 바들바들 떨던 그의 눈동자가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는다. 그의 장인정신은 또 다른 새 시대를 열망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 9월 22일 0시 기준 )

  • 대구 41
  • 경북 27
  • 전국 1,720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