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운동가가 본 한국 원전] <하>원전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

"자연재해보다 인적 문제가 더 위험"

미국 환경단체 대표 마이클 쉘렌버거와 고문 우디 엡스테인이 지난 4일 원전이 자리한 경주의 지역민들과 원전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김남용'우디 엡스테인'정현걸'최창열'마이클 쉘렌버거. 박승혁 기자
미국 환경단체 대표 마이클 쉘렌버거와 고문 우디 엡스테인이 지난 4일 원전이 자리한 경주의 지역민들과 원전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김남용'우디 엡스테인'정현걸'최창열'마이클 쉘렌버거. 박승혁 기자

지난해 9'12 강진으로 원자력발전소 안전 운영에 우려가 더해지고 있는 경주지역 주민들은 지난 4일 미국 환경단체 대표인 마이클 쉘렌버거에게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 위에 자리한 경주에 노후 원전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불안하다"며 말을 건넸다.

이에 대해 쉘렌버거는 "누가 원전을 안전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지진 등 자연재해에 따른 불안보다는 인적요인이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형 원전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경험 부족을 안전을 위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원전 안전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에 대해 "부품 위조사건을 기억한다. 인적 오류에서 나오는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월성원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말을 100% 신뢰하기보다는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당시 원전 전문가가 방송에 출연해 "원전 운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오히려 사고를 키웠다.

김남용 월성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위원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월성에도 발생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미국 환경단체 고문 우디 엡스테인은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무조건 안전하다는 안일한 생각이 사고를 키운 셈이다. 하지만 월성원전은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학습이 됐고, 이와 관련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또 사업자가 주민과 더 많이 소통한다면 안전에 대한 확신은 커질 것이다"고 답했다.

최창열 양북면 이장과 정현걸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이 원전 불안 해소 방안을 고민하자, 엡스테인은 "원전은 필요악이다.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사업자들에게 더 높은 사명감과 도덕성을 갖추라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울진을 찾은 쉘렌버거는 경주와는 달리 울진군의회 장유덕'남은경 의원, 한울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주동근 부위원장과 문배곤 소장 등 참석 인사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원전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그의 질문에 대해 장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 정책은 효율보다는 안전에 맞춰지고 있다. 여전히 두려움은 있지만 모르고 있는 두려움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불안감이 줄었다"고 했다. 주 부위원장은 "원자력 사업자가 인적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달라진 모습이다. 충분한 교육과 경험이 있다고 보이지만 실수는 늘 존재한다. 통제 가능한 위험 수준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지진 대책은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울진지역 인사들이 원전 안전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추가로 많이 도입되야 한다는 생각을 밝히자, 쉘렌버거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프랑스와 미국은 기술 변화를 통해 원전 안전 우려를 줄이려 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건설 비용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노형에 대한 부족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을 현장에 투입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국은 이를 감안해 현 기술을 유지하면서 안전 확보에 나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필요 이상으로 사고를 걱정한다면 원전 유치가 필요 없다는 엡스테인의 의견에 대해 남 의원은 "정보 공개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 사업자와 주민이 정직하게 다가가야 하는데, 그것이 되지 않다 보니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걱정하는 것이다. 주민과 원전의 협업이 더욱 필요할 때다"라고 했다.

주 부위원장은 "국내 원전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영업상 비밀이라고 한다"고 말하자 쉘렌버거는 "한국은 정부와 한수원, 시민단체, 감시기구, 원전특위 등 다양한 단체들이 견제하고 있어 효율성을 중시하는 민간 운영의 미국 원전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한국이 안전성 측면에서 오히려 나아보이는데도,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이해관계자 간 정직한 소통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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