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문화 마당, 새로운 도심 문화공간

천주교 성가협 밴드 '빌리브' 매주 목요일 콘서트

이달 27일 낮 12시 30분 대구 중구 계산성당 앞 마당에 감미로운 음악이 울려 퍼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노래가 들리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것은 하얀색 천막 아래 콘트라베이스와 드럼, 디지털 피아노가 차려진 무대. 그곳에서 재즈 밴드 '빌리브'(Believe)가 재즈풍으로 바꾼 가수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을 부르고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와 돌, 맞은편 카페테라스, 타고 있던 오토바이 등 모든 곳이 객석이 됐다. 한적했던 이곳은 순식간에 거리의 작은 콘서트홀로 변신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생활성가협회 밴드 '빌리브'는 7080 밴드 '밥'과 함께 봄과 가을 매주 목요일 낮 1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계산성당 앞 마당에서 콘서트 '소통'을 열었다. 이날은 소통의 2013년 마지막 봄 콘서트가 열린 날이었다.

콘서트 '소통'은 이름 그대로 음악을 통해 서로 '통'(通)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처음 만들어졌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요 연주 장르는 가요와 재즈다. 이날은 영화 '라디오 스타'와 '써니' 등에 삽입된 재즈 7곡과 함께 이문세, 유재하, 김광석의 노래 등 유명한 7080 대중가요로 한 시간을 꽉 채웠다.

콘서트 '소통'의 첫 무대는 단출했다. 따가운 햇볕을 가려줄 천막도 없었다. 한 명의 관람객만 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관람객은 늘어나 어느덧 단골 관람객도 생겼다. 14번째 콘서트가 열린 이날 계산성당 앞 마당에는 넥타이 부대를 비롯한 직장인, 동네주민, 외국인 관광객 등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며 노래를 흥얼거렸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공연 장면을 찍기도 했다.

매주 공연장을 찾는다는 심재옥(45'여'대구 중구 계산동) 씨는 "수요일 저녁이면 공연이 열릴 수 있도록 비가 오지 말라고 항상 기도한다"며 "도심 한가운데에서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5명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허미영(40'여'대구 북구 구암동) 씨는 "목요일이 되면 점심을 먹고 콘서트를 보기 위해 계산성당을 찾는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소통' 콘서트는 잠시나마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밴드가 계산성당 마당을 공연 무대로 선택한 데는 남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 이곳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사람들이 소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산성당'이라는 문화적 자산과 성당 옆에 위치한 'CU갤러리'는 콘서트 '소통'과 함께 마당을 '문화'라는 고리로 묶어준다는 것. 그래서 이들 밴드는 계산성당 앞 마당을 '계산문화 마당'이라 이름 붙였다.

계산성당이 대구 근대 골목투어 코스 중 하나라는 점도 고려했다. 콘서트를 통해 계산성당을 찾는 골목투어 관광객들까지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 이날 미국에서 온 골목투어 외국인 관광객 4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즐겼다.

이들 밴드는 이곳을 다양한 문화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문화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음악을 즐기는 누구나 공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오는 9월 열리는 가을 콘서트에는 '토크 콘서트'도 곁들일 생각이다.

밴드 '밥' 단장 장성녕(45'대구 중구 삼덕동) 씨는 "계산문화 앞 마당은 누구나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콘서트 '소통'은 계산문화 마당의 출발점"이라며 "이곳이 대구 도심 속 문화 공간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힐 때까지 공연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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