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국근의 風水기행] 삼척 준경묘

▲ 준경묘 전경. 단단하게 뭉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형태의 혈을 유혈(乳穴)이라 한다. 주위엔 아름드리 금강소나무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숲길이기도 하다.
▲ 준경묘 전경. 단단하게 뭉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형태의 혈을 유혈(乳穴)이라 한다. 주위엔 아름드리 금강소나무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숲길이기도 하다.
▲ 이양무의 부인 묘인 영경묘. 준경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미로면 하사전리에 있다.
▲ 이양무의 부인 묘인 영경묘. 준경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미로면 하사전리에 있다.

▨ 준경묘=조선 태조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穆祖) 이안사(李安社)의 부친인 이양무(李陽茂)의 묘. 원래 이양무의 묘는 실전돼 왔는데 조선 개국 이후 여러 왕들의 노력으로 찾긴 찾았으나 공식으로 인정을 않고 있다가 사후 600여년이 지난 조선말 고종 때에 와서야 묘역을 정화하고 준경묘(濬慶墓)라 했다.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에 있으며, 강원도 기념물 제43호다. 3, 4km 떨어진 미로면 하사전리에 그의 부인 묘인 영경묘(永慶墓)가 있다. 이 일대는 금강소나무 군락지로 유명하다. 이 소나무들은 경복궁 중수 때 사용됐다고 하며, 최근엔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쓰일 재목으로 벌채되기도 했다. 보은의 정이품송(正二品松)과 소나무결혼식을 올린 신부 소나무가 묘의 들머리에 있다.

'해동(海東) 육룡(六龍)이 나라샤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익히 들어온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첫 구절이다. 목(穆) 익(翼) 도(度) 환(桓) 태(太) 태(太), 이 글자들도 학창시절 한번쯤 외어보았던 것일 게다. 맨 앞의 목은 곧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인 목조(穆祖) 이안사(李安社)가 된다.

이 묘는 조선 개국을 예언한 전설로 유명하다. 이른바 백우금관(百牛金棺)에 얽힌 얘기다. 일찍이 목조가 터전이던 전주서 상관과의 불화로 삼척으로 피난을 오게 되었다. 그런데 삼척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부친이 별세하게 된다. 이곳저곳으로 좋은 땅을 찾아 헤매던 목조는 이곳에서 한 도승과 동자승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엿듣게 된다. '이 땅은 길지(吉地)다. 이곳에 장사지내면 5대 안에 한 나라를 개국하는 그런 인물이 태어날 자리다. 그런데 발복을 제대로 받으려면 반드시 개토제(開土祭) 때 100마리 소(百牛)를 제물로 바쳐야 하며, 금으로 만든 관(金棺)을 사용해야한다.' 땅은 탐이 났지만 현실로선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목조는 안절부절못했다.

궁리 끝에 100마리의 소 대신에 흰 소(白牛)를, 금으로 만든 관은 황금빛이 나는 귀릿짚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장사를 지낸 후 목조는 또 다시 함흥 땅으로 피난을 가게 된다. 악연인 전주시절 그 상관이 강원도로 오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이양무의 묘는 실전이 됐지만 예언대로 이성계가 태어나게 된다. 이양무는 곧 태조의 5대조가 된다.

준경묘는 산 정상에 가까운 분지에 있다. 금강송이 자태를 자랑하는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탁 트인 평지가 나타난다. 그곳에 묘가 있다. 산 정상 부근이라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주위에 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산 아래선 이런 땅이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할 땅이다.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도 자고 갈 마음이 생길만큼 안온하고 평안하다.

명당의 요건도 골고루 갖췄다. 묘 아래에 우물은 혈(穴)의 기운이 새나감을 막는 명당수가 되고, 혈장을 돌아가며 요석(曜石)은 수도 없이 박혔다. 요석 하나에 정승, 판서 한 명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귀한 돌이다. 그러고 보면 물과 돌이 합심해 설기(洩氣)를 막는 셈이다. 두툼한 입수는 지기를 한껏 모은다. 그러기에 입구에 들어서면 묘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600년을 훌쩍 넘긴 묘에서 그런 강한 힘을 느끼기도 결코 쉽지 않다. 수구는 막혀야 한다. 준경묘의 수구는 첩첩으로 막혔다. 거기에다 양쪽으로 곧추선 바위들은 말 그대로 수문장 역할을 한다.

청룡과 백호가 다소 위압적이긴 하다. 특히 백호가 더 하다. 가까이 붙은 백호는 청룡과 혈장을 누르고 있는 형상이다. 청룡은 남자와 장남이 되고 백호는 여자와 차남이 된다. 조선의 왕통을 되새겨 보면 무심히 지나칠 사안만은 아니다.

준경묘엔 풍수 외에 금강소나무의 아름다움이 있다. 산길 내내 이어지는 그네들의 향기는 인간들의 활력소가 되고, 그네들의 자태에서 자연의 미를 느낄 수 있다. 하국근 희실풍수·명리연구소장 chonjj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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