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 이현진양 동상 제막

친구 20명 모금...지인들 추모글 모아 동상

"현진아, 고이 잠들거라. 아빠가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구나...".

식목일인 지난 5일 오전11시 경북 의성군과 청송군의 경계인 의성군 춘산면 금옥리 속칭 건들배기 들녘의 도로옆. 지난해 2월 대구지하철 참사로 서울대 입학의 기쁨과 국제외교관으로서의 꿈을 미처 이뤄보기도 전에 생을 마감해 버린 대구외국어고 3년 이현진(당시 19세)양이 이곳에 새 보금자리를 튼 지 이날로 꼭 1년째.

아버지 이달식(46.대구시청)씨를 비롯해 유족들과 서울대 입학 동문들, 고교 선후배 등 8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진이를 기리는 글을 모은 책 '작은 시지프의 꿈' 출판기념회와 동상제막식을 위해서다.

'시지프'는 그리스신화 속 인물인 시지프스를 딴 현진이의 별명이자 생전의 아이디(ID).

참사 뒤 현진이를 기려 인터넷 카페에 만들어진 '작은 시지프 현진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엮은 이 책은 현진이가 남긴 일기와 편지, 그를 기리는 추모글, 사고 이틀 전 인터넷에 띄운 마지막 글 등을 모은 것. 이번에 인쇄된 1천권의 책들은 전국 도서관 등에 배포된다.

또 지난 1년간 친구 20명이 모은 200여만원으로 만든 현진이 동상도 이날 제막됐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인 시지프스 대신 현진이를 새겨 넣었다.

동상앞 돌기둥 2개에는 서울대총장과 전 대구외국어고 교장이 현진이를 그리는 글을 새겨 넣었다.

동상 옆에는 포근한 엄마의 품같은 둥근 돌산 2개가 만들어졌고 평소처럼 좋아하던 책을 많이 읽으라고 스탠드독서대도 세워 놓았다.

고교동기생인 고려대2년 김다현(20)양은 "남을 위해 사랑을 베풀고자 노력하는 등 시지프스처럼 청운의 꿈을 키워왔는데 그리움만 남기고 먼 길을 떠났다"며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의 동상제막과 출판기념회를 갖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달식씨는 "무엇으로도 딸의 꿈을 이뤄줄 수 없지만 이책과 동상으로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2월 현진이 고교에 1억원 장학금을 기탁, '작은 시지프 이현진 장학회'를 만들고 서울대에 2천만원의 '작은 시지프 이현진 도서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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