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범죄 가해자 99% '친족'…"반의사불벌죄 폐지" 지적도

최근 2년간 노인학대 범죄 급증···직계존속간 학대 처벌가능성 낮아
학대행위자들 대부분 실직, 정신질환, 알코올 중독 문제 가져

대구에서 최근 노인학대 검거 증가한 가운데 학대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클립아트코리아 대구에서 최근 노인학대 검거 증가한 가운데 학대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3월 대구 한 주택에서 술에 취한 50대 A씨는 함께 사는 70대 어머니 B씨를 폭행했다. A씨는 주먹과 발로 B씨의 가슴을 여러 차례 때리고 목까지 졸랐다. 음주한 자신에게 "방에 들어가 잠을 자라"고 했다는 이유였다.

신고를 받은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가 출동했지만, B씨는 "아들이 술을 마셔 발생한 문제일 뿐"이라며 기관의 개입을 거부했다. 이 모자는 이전에도 수차례 비슷한 신고가 있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진전된 조치를 할 수 없었다. 타지로 갔던 A씨는 올해 3월 다시 돌아와 B씨를 다시 폭행했다.

최근 들어 노인학대 범죄가 급격하게 늘었다. 가해자들은 거의 모두 친족이고, 주로 신체적 학대를 해왔다.

노인학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고,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상담·교육은 물론 복지정책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의 노인학대 검거 검수는 지난해 126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31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2018년 64건에서 급격하게 늘었다. 올해도 4월 말까지 39건이다.

특히 문제는 노인학대 가해자의 유형이다. 지난해 검거된 피의자 중 52명(40.1%)이 자녀(손자녀)에 의한 존속폭행이다. 현행법상 직계존속 사이에서 발생한 노인학대는 처벌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배우자에 의한 학대도 73건(57.5%)에 이른다. 즉 가해자가 친족인 경우가 99.2%에 달했다. 범죄 형태는 신체적 학대가 85.8%인 109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가 11건(8.7%)이었다.

정부는 최근 노인복지법을 일부 개정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이 학대 행위자에게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도록 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학대 문제는 학대 행위자들의 실직과 정신질환, 알코올 중독 문제가 결합해 나타난다"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체류 시간이 늘고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표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보다 그들의 삶이 처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근본적인 문제를 풀 수 있다. 이를 위해 소득에 연동된 노인복지의 자격 기준을 바꾸는 등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달 중순부터 한 달간 학대 우려가 있는 노인들 모니터링해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고, 노인시설 등을 대상으로 신고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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