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떨어뜨리는 질환] ⑦손저림 대표 질환-손목터널증후군

손주 안을 때마다 '시큰'…수술 10분이면 통증 해방

정중신경이 수평손목목인대에 눌리는 손목터널 해부학 모습. 정중신경이 수평손목목인대에 눌리는 손목터널 해부학 모습.

재작년 태어난 손주를 돌봐왔던 A(57)씨는 지난해부터 심한 손 저림으로 아이를 안아주기조차 힘들어졌다. 그릇과 핸드폰을 자주 떨어뜨리고, 몇 달 전부터는 증세가 심해지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났다. 손주 몸무게가 늘어날수록 손목에 가해지는 무게가 늘어났고 집안일 양도 함께 늘어나면서 손목에 무리가 갔던 탓이다.

끙끙앓던 A씨는 병원을 찾아 갖가지 검사를 받은 뒤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고 결국 수술을 받았다. 수술시간은 고작 10여분 정도로 짧았지만 그날 밤 A씨는 간만에 통증에서 해방돼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수술이라고 하면 아프고 힘들거란 두려움이 앞섰지만 잠시였고, 지긋지긋했던 손목 통증에서 벗어나니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손저림 증상 잦다면 의심해봐야

손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를 알수 있다고들 한다. 손의 굳은살과 굵어진 뼈마디, 거칠어진 피부결, 뼈마디와 근육의 갖가지 통증 등을 통해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통증 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손저림인데, 손목터널증후군은 대표적인 손 저림 증상으로 꼽힌다. 수근관증후군(手筋關症候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근관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구조물들로 형성된 작은 통로를 일컫는다. 이곳에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지나가는데 통로가 좁아지거나 압박을 받으면서 손가락의 감각과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말초 신경이 눌리게 되면 통증 등이 유발되는 것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직업을 가진 경우 주로 발생한다. 드릴 같은 손목에 진동을 주는 기기를 자주 사용하거나 걸레짜기 같은 손목 비틀림을 유발하는 행동을 자주할 경우, 손목으로 머리를 괴는 행동을 자주할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법.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법.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콕생활과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키보드나 마우스의 과도한 사용, 장시간 무거운 스마트기기 사용이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또 취미로 즐기는 골프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초보자가 과도한 힘으로 골프채 그립을 꽉 잡는 행동을 반복할 경우 손목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천 명 중 발병률이 4.83명(수술은 0.28%) 정도로 집계된다. 이 비율을 대구 지역의 경우에 환산해본다면 대략 연간 2만5천명에게서 발병하며 이 중 연 1천400명 정도가 수술을 받는다는 말이다. 특히 집안일을 많이 하는 중년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5배 정도 많은데 50대가 가장 높고, 60대, 40대의 순이다.

어느날 갑자기 ▷손목에 힘이 빠져 병뚜껑을 따거나 열쇠를 돌리기가 힘들고 ▷물건을 잘 떨어뜨리며 ▷바느질 같은 정교한 동작이 어렵고 ▷손목관절의 통증과 감각이상이 심해지는데 특히 자다가 저린 증상이 심해 밤잠을 이루기 힘들 경우나 ▷엄지 손가락 아래 손바닥 부분 엄지두덩의 근육이 위축되고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다른 요인에 의한 증상 아닌지 확인 필수

손목 터널 증후군의 주된 승상은 손저림과 손의 감각 이상으로 특히 엄지와 검지를 중심으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손목 터널 증후군의 주된 승상은 손저림과 손의 감각 이상으로 특히 엄지와 검지를 중심으로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사실 손저림 증상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때문일수도 있지만 목디스크, 임신, 고령, 당뇨, 류머티스, 신부전, 갑상선 기능 장애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뼈의 변형이나 혹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증세가 있다 하더라도 어떤 원인에 의해 유발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이다.

정형관절·손수술 전문병원인 우상현 W병원장은 "손바닥쪽 팔목 정중앙을 30초간 누르는 압박테스트를 했을 때 손저림 증상이 있거나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기 힘들고, 양 손목을 구부려 손등을 서로 맞닿도록 하기 힘들다면 일단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엑스레이(X-Ray) 촬영과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신경이 인대에 눌려 납작하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수술이 필요할 경우 신경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신경은 보통 초속 60m의 속도로 지나는데 팔꿈치나 어깨 신경 속도에 비해 손목 신경의 이동 속도가 30m이하일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특히 수술 전 반깁스와 함께 2~3회의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수근관 압박이 아닌 다른 원인이 아니라는 확인을 하는 과정은 필수다. 단 3회 이상의 주사는 불필요하다. 우 병원장은 "3번 정도 스테로이드 주사를 놔도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더 많은 횟수의 주사를 맞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초기에는 휴식이나 부목을 활용한 고정치료만으로 좋아질 수 있으며, 이후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로 대부분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 잠에서 깰 정도로 저림증이나 마비 증상이 심한 경우, 근육의 힘이 약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근관 중 인대가 누르고 있는 신경 압박 부위를 끊어 원인을 제거하는 5~15분 내외의 절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것이다.

W병원 우상현 병원장 W병원 우상현 병원장

우 병원장은 "흔히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이 심각한 경우에는 오히려 수술을 받은 직후 더 편안해졌다는 환자들의 반응이 많다"고 했다. 매일 밤잠을 설치다 수술 직후 간만에 편히 잠을 잤다거나, 손저림 때문에 손가락 감각이 무뎌져 점자를 읽는 것조차 힘들었던 환자가 "다시 눈을 뜬 기분"이라고 할 만큼 효과가 확연하다는 것이다.

우 원장은 "손저림을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손목과 팔꿈치, 어깨, 목 등의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손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며, 무거운 짐을 오랫동안 들거나 반복적인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우상현 W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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