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늘고 학생 수 줄고…학교 설립 '난제', 해답은?

빈터로 놓인 학교 용지…주민 "학교 설립" vs 교육청 "학생 수 감소로 불가"
우후죽순 들어선 아파트로 일부 학교는 과대·과밀 '홍역'
전문가 "관련 구청·대구시, 난개발 막을 적극적 도시계획 세워야"

9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동2가에 빈터로 있는 학교용지에 학교 설립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9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동2가에 빈터로 있는 학교용지에 학교 설립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최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주민과 학교 설립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교육당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거주지를 중심으로 통학구역이 정해진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 신설 요구나 배정 조정 등의 민원이 빗발친다.

개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인근 학교, 교통 등 공공기반 시설의 여건을 고려한 개발이 이뤄지도록 관련 행정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지역에 학생들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적극적인 도시계획을 통해 난개발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 설립' 민원 봇물

1천200가구가 넘는 대구 북구 칠성동 A아파트 바로 옆에는 1만1천910㎡의 학교 용지가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이곳 주민들은 2012년 1월 입주 때부터 교육청에 초교 설립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조금도 진척되지 않았다. 이들은 코앞에 있는 학교 부지에 초·중등 통합학교를, 어렵다면 초등학교라도 지어달라고 대구시교육청에 요구 중이다.

해당 아파트 학교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이 바로 옆 학교 부지를 두고 큰 도로를 건너 900m가 넘는 옥산초교로 등교한다. 향후 인근에 재건축, 재개발로 다른 아파트들이 들어서면 옥산초도 과밀 학교가 될 텐데 교육청이 손을 놓고 있다"며 "주변 다른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교생들은 가까이에 학교가 없어 지하도를 통해 종로초까지 통학하고 있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해당 아파트에서 옥산초로 등교하는 학생은 100여 명. 교육청은 향후 이곳에 학교 신설을 할 정도로 학생 수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옥산초 인근에 진행 중인 아파트 개발 사업을 감안하더라도 교실 증축으로 향후 학생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주민들과 면담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 주민들의 이 같은 민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몇 해 전 달서구 월배지구 한 초등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40명이 넘는 '초과밀 학교'가 되면서 추가로 학교를 지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하지만 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봤을 때 무분별한 교육 시설 확장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동구에 빈터로 놓인 다른 학교용지 근처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도 학교 신설 혹은 인근 학교를 해당 학교용지로 이전해달라는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 경우에도 교육청은 인근 학교가 학생을 수용할 여력이 있고, 학교를 신설하기에는 학생 수요가 부족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과밀학교로 이어진 우후죽순 개발

대구의 아파트 개발이 사업성 높은 특정 지역에 편중되면서 일부 학교들은 과밀·과대화로 홍역을 겪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대구에서 향후 5년간 진행되는 287건의 아파트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구·군별로 분석한 결과, 수성구와 달서구가 각각 48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수성구에서 진행되는 사업의 35%(17건)가 범어·만촌3동, 달서구 내 56%(27건) 사업이 죽전·본리네거리 일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학구열이 높은 학교',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초등학교는 배정·수용 문제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교생의 경우 관련 국토교통부령에 따라 학교 반경 1.5㎞ 이내 학생들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체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학생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도 벌어진다. 이 경우 개발 사업자는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자부담으로 교실을 증·개축하거나, 학교 부지를 추가로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통학구역을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도 급증할 학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면 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구에서 사업자 부담으로 교실 증·개축공사를 한 곳은 30개 교(331개 교실), 소요된 비용은 1천789억원에 이른다.

현재 건물 증·개축이 최대로 이뤄져 추가로 학생을 배치할 수 없는 초등학교는 대구에 모두 10곳(수성구 5곳, 달서구 3곳, 달성군·중구 각 1곳)이다. 이 중 수성구 한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천800여 명, 학급당 학생 수는 35명에 달해 지역 최대 과밀학교로 꼽힌다.

신동진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대구의 특정 동네에 재건축, 재개발 사업으로 가구가 늘어나는 주된 원인은 학교 및 교육여건 때문이며 이 같은 점은 관련 구청과 대구시 등에서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주변 공공기반 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련 행정기관이 도시계획을 펼칠 필요가 있다. 교육청 역시 지역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해 소외된 교육 환경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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