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수거함 못 봤다" 싶더니…대구 1천여개 철거, 왜?

헌옷 단가 '뚝'…코로나 겹치며 수익 하락 방치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로 변질

최근 개인사업자가 하는 의류수거함이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요 이유로는 사업성 감소가 꼽힌다. 대구 달서구청 제공 최근 개인사업자가 하는 의류수거함이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요 이유로는 사업성 감소가 꼽힌다. 대구 달서구청 제공

대구 달서구는 지난해 업자에게 의류수거함 115개를 철거하도록 요청했다. 21개는 요청을 따르지 않아 강제로 철거했다. 의류수거함은 주로 개인사업자가 영리 목적으로 설치하는데,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지자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의류수거함과 주변이 무단투기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골목길에 설치된 탓에 지나가던 차량과 부딪히는 등 안전 문제도 생긴다"고 했다.

대구에서 의류수거함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2016년 4천1개에서 지난해 2천910개로 불과 4년 만에 27.2%가 사라졌다.

1990년대 말 등장한 의류수거함은 대구에선 지자체 신고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도로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르면 ▷버스표판매대 ▷구두수선대 ▷노점 ▷자동판매기 ▷현금자동입출금기 ▷상품진열대와 '이와 유사한 것'은 도로점용 허가 대상이라고 규정했지만, 대구의 구·군은 의류수거함을 이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류수거함은 등록대상이 아니라서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지만, 헌옷 수출단가가 낮아지고 코로나까지 겹치며 감소세를 보인다"고 했다.

의류수거함이 줄어드는 이유는 사업성이 떨어져서다. 대구에서 헌옷수거업을 하는 이선애 따봉자원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 이후 수출이 중단됐다가 최근 정상화됐지만 예전 같지 않다. 헌옷 1㎏당 300~400원에서 100원으로 떨어졌다"면서 "특히 요즘엔 헌옷을 수출할 컨테이너를 구하기도 힘들다. 외국에서 헌옷 수요가 높더라도, 수출 물류 여건이 좋지 않다보니 단가가 떨어졌다"고 했다.

의류수거함은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구제골목으로 유명한 관문시장은 의류수거함보다 집하장에서 가져오는 물량이 많고, 동성로 등 번화가에 전시된 구제품은 대부분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 들어오는 헌옷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가 원하는 중고옷은 의류수거함의 옷과는 결이 다른 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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