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붕어·꺽지…' 팔거천 물고기 떼죽음…칠곡서 흘러든 폐수때문?

팔거천 진흥교~운암교 약 2.7km 구간 걸쳐 물고기 2t가량 떼죽음
칠곡군 일대 하수처리 외 구역서 생활하수 흘러들어온 듯…전문기관에 수질검사 의뢰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청 직원 및 관계자들이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건져내 폐기물수거용기에 담아놓은 모습. 이영광 인턴기자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청 직원 및 관계자들이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건져내 폐기물수거용기에 담아놓은 모습. 이영광 인턴기자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청 직원 및 관계자들이 팔거천에서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건져내고 있다. 이영광 인턴기자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청 직원 및 관계자들이 팔거천에서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건져내고 있다. 이영광 인턴기자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 동천동 거동교 부근 팔거천. 양쪽 가장자리 수면 위로 죽은 물고기 떼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북구청 직원, 기간제 근로자, 자율방재단 회원, 새마을부녀회 회원, 동주민센터 직원 등은 장화와 방수 작업복을 갖춰 입고 수면 위와 하천 바닥에 널브러진 물고기 사체를 집게로 집어내고 있었다.

팔거천 밑바닥 바위 틈 사이에도 각종 물고기들이 움직임을 잃은 채 죽어있었다. 배를 반쯤 뒤집어 떠다니는 물고기, 살아있지만 헤엄치지 못하는 물고기 등 떼죽음 당한 채 물가와 하천 바닥에 떠다니고 있었다.

대구 북구 팔거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해 인근 주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날 오전 8시쯤 팔거천 변을 따라 아침 산책을 하던 주민들은 평소와 달리 물가에 떠있는 물고기 사체들이 즐비한 것을 발견했고, 이를 북구청에 신고했다.

북구청 및 동주민센터 소속 직원들과 주민자치위원회 및 협력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죽은 물고기를 건져내는 작업을 했다.

폐사한 물고기가 발견된 구간은 팔거천 진흥교~운암교 구간으로 약 2.7㎞다. 폐사한 어종은 메기, 배스, 붕어, 꺽지 등으로 다양했고,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이날 수거된 물고기 사체만 음식물류 폐기물전용수거용기(120㎏) 15~20통으로, 약 2t에 달한다.

난데없는 물고기 폐사 소식은 주민들의 발걸음도 멈춰 세웠다. 평소 매일 이곳을 산책한다는 주민 김모(80·대구 북구 동천동) 씨는 "죽어가던 물고기를 가져가서 깨끗한 물에 넣으니까 다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며 "물이 문제인 것 같다. 20년 넘게 이런 적이 없었는데 속상하다"고 했다. 주민 엄모(61·대구 북구 읍내동) 씨는 "수십 년 살면서 이렇게 물고기가 죽는 건 처음 본다. 약품이나 폐수 때문으로 보이는데, 폐수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업체를 반드시 찾아내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폐사 원인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선 여러 추측이 쏟아졌다. '상류에 있는 작은 공장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하수가 내려와 오염된 것이다', '과한 농약이 팔거천으로 흘러들어 폐사한 것이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강한 약품을 써서 떼죽음 당한 거다' 등 주민들은 저마다 폐사 원인을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북구청 관계자와 하천 관리 담당자들은 상류에서 흘러들어온 생활하수를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대구 북구 동호동 일부와 인접 경북 칠곡군 일부 지역의 경우 '하수처리 외 구역'으로 생활하수 처리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류의 하수가 팔거천으로 방류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홍우 한국환경NGO협회 부단장은 "칠곡군 동명면 등 상류 쪽에 가내수공업 형식의 제조공장이 여럿 있고 최근 개통한 칠곡순환도로 인근에 공사 현장도 많다. 정화조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폐수가 흘러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구청은 집단폐사가 발견된 팔거천 일대 4곳(동천성당 인근 우수박스 합류지점, 진흥교 실개천 상·하류, 대구시민전문장례식장 인근 농수로)에서 하천수를 채취해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폐사한 물고기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구과학수사연구소에 독성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다음주쯤 나올 예정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상류의 생활하수가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측만 할 따름"이라며 "정확한 원인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밝혀낼 예정"이라고 했다.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청 직원 및 관계자들이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건져내 폐기물수거용기에 담아놓은 모습. 이영광 인턴기자 8일 오전 11시쯤 대구 북구청 직원 및 관계자들이 집단 폐사한 물고기 사체를 건져내 폐기물수거용기에 담아놓은 모습. 이영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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