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대구 김광석 길…가게 주인들 "내 집 앞에 동상 세워라"

매년 김광석 길 찾는 관광객 수 감소 추세
지난해 1억원 들인 활성화 사업도 진행 못해
방천시장, 웨딩거리 이해관계 얽혀 사업 어려워

1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올해 김광석 25주기를 맞은 가운데 대구의 대표 관광지인 '김광석 길'이 예산 부족과 관광객 감소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올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투입되는 예산은 지난해 1억1천만원에서 5천만원가량 줄어든 6천만원으로 책정됐다.

예산 감소로 올해 진행 예정이었던 사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중구청은 올해 대봉동 인근에 김광석 길을 안내하는 홍보물 설치와 김광석 25주기를 맞아 거리 축제 등을 구상 중이었지만, 예산 삭감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올해 확정된 사업은 김광석 거리 벽화와 김광석 스토리하우스의 리뉴얼 사업뿐이다.

중구청은 지난해 방천시장과 김광석 길 활성화를 위한 기획자 양성 학교 운영 등을 내용로 한 '방천 다시(Re) 학교', 주민 토론회 '방천 라운드테이블' 등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매년 김광석 길을 찾은 관광객 수는 2018년 159만6천423명, 2019년 140만788명, 지난해 75만12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인근 방천시장과 대봉동 웨딩거리 등 얽힌 이해 관계자가 많아 활성화를 위한 방안과 사업을 쉽게 도출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광석 길에서 액세서리 장사를 하는 A(45) 씨는 "당장 김광석 길에 동상 하나만 세우려고 해도 가게 주인들이 서로 내 집 앞에 세우려고 갈등을 빚는다. 시장은 시장대로 김광석 길은 거리대로 서로 활성화만 외치는 셈이니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중구청은 예술인들의 일자리 사업 일환인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김광석 길에 벽화를 그리는 사업을 구상했지만 제시된 그림 도안이 거리의 색채와 맞지 않는데다 유족 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해 사업 장소가 변경되기도 했다.

이응진 대구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주민들의 이권관계가 얽혀 있어 어렵다고 하지만 관은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유족들과 협의를 못해 사업을 하지 못한다고 말을 할 게 아니라 동상, 조형물 설치에서 벗어나 방천 라운드테이블 등 인근 주민이 참여해 방안을 만들 수 있는 사람 중심 사업들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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