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낯' 드러낸 팔공산 불법성토…"축구장 10개 규모"

대구 동구청, 불법개발된 농지 47필지‧7만3천877㎡ 규모 적발
원상복구 명령 불이행시 행정대집행 후 위반자에 비용 청구 방침

대구 동구청이 팔공산 일대 농지 불법개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사진은 지난 9월 22일 불법성토가 진행 중이던 공사 현장 입구를 '공사 중지' 안내문을 붙인 관용차량으로 막은 모습.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청이 팔공산 일대 농지 불법개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사진은 지난 9월 22일 불법성토가 진행 중이던 공사 현장 입구를 '공사 중지' 안내문을 붙인 관용차량으로 막은 모습. 동구청 제공

팔공산 자락에 축구장 10배 면적의 농지가 불법성토된 사실이 확인됐다. 팔공산 일대 농지가 불법성토되는 동안 행정기관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매일신문 9월 2일 자 6면 등)과 관련해 관할 대구 동구청이 전수조사에 나선 결과다.

지난달 7일부터 동구청은 팔공산 자락 농지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불법성토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특별단속팀을 꾸려 동구 능성동, 도학동, 진인동 등 공산지역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바 있다.

팔공산 일대 불법성토와 관련해 공산지역 주민들은 불법성토 농지 고발 민원을 1년 넘게 제기해왔지만, 관할 동구청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주민들의 원성을 들어왔다. 경작 목적으로 2m 이상의 성토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행정당국의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일부 지주가 허가도 받지 않고 농사도 짓지 않은 채 3~6m 높이로 성토를 일삼았다는 민원이었다.

한 달 넘게 전수조사를 이어온 동구청은 불법개발 행위를 한 농지 47필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모두 7만3천877㎡ 규모로 축구장 10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적발된 농지를 동별로 분류하면 매일신문이 연속 보도한 능성동이 23필지(3만7천385㎡)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미곡동 8필지(7천759㎡), 도학동 4필지(1만66㎡) 등 팔공산 자락 주요 동에서 잇따라 불법행위가 적발됐다.

위반사항의 절대다수는 불법성토와 불법 용도변경 등 땅값을 올리기 위한 시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은 불법개발 농지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등 강력한 행정 절차를 예고하고 나섰다.

불법성토 등의 증거를 확보한 구청은 지주 등 위반행위자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친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는 지주와 사토업자 등을 대상으로 1차 원상복구 명령 공문을 보낸 상태다.

동구청 관계자는 "만약 지주 등이 불법개발된 농지의 원상복구 명령을 불이행할 경우 관계기관에 고발함은 물론, 구청이 직접 불법개발된 농지를 원상복구한 뒤 위반행위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경찰도 관련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구청이 원상복구 명령 불이행자에 대한 고발 의사를 밝힌 만큼 고발장이 접수되는 즉시 엄정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공산지역 한 주민은 "구청이 본격적인 조치에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전수조사 기간에도 사토를 실은 트럭 수백 대가 팔공산 자락 농지로 가는 걸 봤다"며 "구청이 정말 의지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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