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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상온 노출 사태' 신성약품, 무엇이 문제였나

백신 조달 차질 빚는 가운데 계약 따내…백신 조달 업무 처음 "경험부족"

2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의 모습. 지난 21일 정부는 신성약품의 인플루엔자 백신 유통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의 모습. 지난 21일 정부는 신성약품의 인플루엔자 백신 유통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 독감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질병관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22일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 독감예방접종 일시중단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질병관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2일부터 예정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 접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배송 과정에서 상온에 일부 물량을 노출한 '신성약품'이 올해 처음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을 딴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보건당국과 백신 제조사 등에 따르면,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백신 조달 업체로 선정됐다. 그간 백신을 조달했던 업체들이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탓에 제조사로부터 백신 공급 확약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신성약품이 다수 제조사로부터 확약을 받아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계약을 따냈다는 것. 백신 업계에서는 올해 조달 입찰이 지연되면서 이 업체가 냉장유통(콜드체인) 준비를 충분히 못한 상태로 계약을 체결하고, 백신 배송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상온 노출 문제를 빚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온 노출로 문제가 된 물량은 신성약품이 조달한 총 1천259만 도즈(1회 접종분)다. 이 중 500만 도즈는 이미 의료기관에 배송된 상태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신성약품이 백신을 받아 보건소와 병원에 배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했다는 신고를 받고 국가접종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백신은 일정한 냉장 온도에서 배송·보관되지 않으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온도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창고에서 분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 업체가 고용한 일부 배송 기사들은 공터 등에 모여 백신을 분배하면서 냉장차의 문을 한참 열어두거나, 판자 위에 박스를 쌓아두고 확인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송 규정 상에도 냉장차에서 백신을 꺼내 내용물과 물량을 확인한 후 다시 냉동차에 넣게 돼 있는데, 이 작업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방치 상태로 상온에 오래 노출되면 안된다.

업계에서는 신성약품이 제품의 냉장 온도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은 큰 과실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조달 입찰이 여러 번 유찰되면서 사업이 신속히 진행되지 않아 배송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성약품이 공급한 백신을 수거해 안정성·안전성을 확인 중이다. 추후 사용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2일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22일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22일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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